영화/방송/영상이론 No.315
요나스 메카스 지음
미디어버스
선정과 글. 길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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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르코풀로스가 자기 영화에 “비밀스러운 것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때, <두 번 태어난 남자>를 보기 전에 알 게 있냐는 질문의 답은 우리를 관람의 영도로 되돌려 놓는다. 영화작가들은 거듭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경험을 강조하며, 문화적 관습의 재확인이 아니라 창조적 보기, 보기의 창조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어떻게? ‘순수한 마음으로 보라’, ‘편견 없이 접하라’는 구호는 관람의 주체성을 해명하지 않고 다시금 주체성을 비밀스러운 전제로 도입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시네필도, 연구자도, 영화작가도 아닌 그저 한 명의 관객으로서 나를 언더그라운드 영화와 관계 맺어주었다. 그것을 쓰고 싶다 p.277 「역자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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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아방가르드 영화들은 새로운 지위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다수의 관객에게 외면받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실험영화제에서 많은 관객과 만나기도 하고, 시네마테크의 실험영화 프로그램이 매진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아방가르드 영화들의 상영 소식을 여기저기 퍼나르고 공유하기도 한다. 실험, 아방가르드 영화, 미디어아트에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지금, 이 책은 역자의 말처럼 관객이 그런 영화들과 관계를 맺게 해주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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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작가들과의 대화』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아방가르드 영화의 선구자, 요나스 메카스가 뉴욕 빌리지 보이스에 기고한 ‘무비 저널’ 칼럼을 번역하여 모은 인터뷰집이다. 이 책은 각 작가들의 예술적 성취, 작업 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가벼운 역사서로써 기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비슷한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 창작자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시야를 공유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요나스 메카스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이기에 가능했을 것인데, 그렇기에 그의 인터뷰는 마치 창작적 동료로서 그들 앞에 있는 어려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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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 제롬 힐, 래리 고트하임, 스탠 브래키지, 브루스 베일리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고찰과 배급, 제도 등 사회적 조건 속에서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요나스 메카스가 그의 다이어리 영화 작업을 통해 성취했던 “삶의 모든 단면이 예술에 의해 보상받을 수 있고 예술에 의해 다뤄”지는 경험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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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시간을 따라요. 영화가 2년 동안 완성되지 않으면 너무 늦었느니 어쩌느니 뭐 그런 말들이 있죠. 하지만 내 생각에 누군가 일생 동안 작업하고 또 진정으로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소통하기를 바란다면, 그 사람의 말에는 시간 제한은 없어요. 그리고 영화라면 1분이면 충분하죠.“ p.65 「피터 쿠벨카와의 대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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