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트렁크’는 『완득이』의 김려령 작가가 2015년 선보인 소설 작품입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으로 새롭게 발간되었습니다. 『트렁크』는 ‘배우자 임대 서비스’라는 설정으로 전작 『완득이』와는 전혀 다른 주제와 분위기를 선 보입니다.
이야기는 결혼정보회사 웨딩라이프의 비밀 자회사에 다니고 있는 주인공 ‘노인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의 업무는 직접 vip 회원의 기간제 부인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처음 소설을 읽을 때 과연 잘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앞섰지만, 소설에서는 꽤나 현실적으로 직업을 묘사합니다. 결혼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다가 소설 중간부터 배후와 음모가 드러나는 스릴넘치는 면모도 보여줍니다.
과연 이러한 소설이 영상화가 되었을 때 어떻게 표현될지가 더 궁금해 졌습니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드라마 <트렁크>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넷플릭스 공개 전에 오!재미동에 들러 <트렁크>의 원작 소설을 먼저 만나보세요!
“돈하고 사랑은 똑같애. 없어도 지랄 많아도 지랄이야. 한 백명 만나면 든든할것 같지? 하나 깊이 만난 것보다 더 헛헛해. 적당히 만나고 길게 사랑해라. 자꾸 갈아치운다고 더 좋은 놈 안 나타나. 총천연색이 한가지 색보다 선명하지 못한 법이다. 알아듣냐? 나는 왜 너만 보면 불안불안한지 모르겠다.” 할머니는 조금 더 술을 마셨고, 나는 조금 더 울었다. “근데, 한 가지 색이 지랄맞으면 후딱 버려랴. 알겠지?”p.99
만일 시정이 끝까지 혜영의 연인이었다면 덜 아프게 떠났을까. 볕 아래 맘껏 내놓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내놓으면 내놓은 대로 힘든 사랑이었다. 기어이 구석에 처박으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런 사랑, 모두 꺼내어 볕에 널고 싶다. 누구라도 보송보송 잘 마른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사랑 때문에 우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시정이 안 그랬으면 좋겠다.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