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이 어디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거대한 우주, 그리고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 생명체.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구 밖의 이야기는 인간이 만드는 이야기들의 단골 소재입니다. <우주전쟁> 같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 서사나 무자비한 외계 포식자 <에일리언> 같은 이야기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며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끼리의 갈등이 극에 달한 지금, 외계 존재들과의 갈등까지는 버거웠던 걸까요? 소개할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밝고 긍정적인 서사가 유독 반가웠습니다.
인류의 운명을 건 프로젝트에 얼렁뚱땅 참여하게 된 인간 ‘그레이스’는 머나먼 우주에서 홀로 깨어납니다.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를 만나고 ‘로키’라는 지구식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리고 ‘로키’ 또한 본인 행성의 존속을 위해 멀리 떠나와 동료들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겨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그레이스’와 ‘로키’의 각자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는 과정이 기발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펼쳐집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인간과 생김새부터 소통 방식까지 완전히 다른 외계 생명체 에리디언 ‘로키’와 평생을 회피형 인간으로 살아온 외톨이 ‘그레이스’의 은하를 뛰어넘는 우정에 뭉클함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유사성. 너랑 나는 둘 다 우리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죽으려 함.
왜, 질문? 진화는 죽음을 싫어함.”
“종족 전체로 봐서 좋은 일이잖아.”
내가 말한다. “자기희생 본능은 종 전체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여줘.” “모든 에리디언이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죽지는 않음.” 나는 키득거린다. “인간들도 그래.” “너랑 나는 좋은 사람.” 로키가 말한다. “그러게.” 나는 미소 짓는다. “그런 것 같아.” - p.506 -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2026년 3월 18일 개봉했습니다. 소설 특유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분위기가 영화에도 살아있으며,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아름다운 우주와 외계 생명체 ‘로키’의 이미지가 스크린에 멋지게 구현되었습니다. 영화와 원작 소설을 함께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