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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익숙하면서 잘 알지 못하는 것들, 술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은 것들
  • 드라마  |  2010  |  0분  |  한국
  • 감독 공미연
  • 등급 전체
  • 상영일 : 2011.02.11~2011.02.28

작품리뷰

 

익숙하면서 잘 알지 못하는 것들, 술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은 것들

- <술자리다큐 에피소드 OXΔ>

술께나 먹어봤다는 사람들은 술자리에 대한 기억이 많고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술자리란 종종 흥미진진하지 않고 지겹기 일쑤다. 특히 남들의 술자리를 지켜보는 일은, 특히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게다가 매력이나 관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의 술자리를 지켜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별로다. 술 마시고 언쟁을 벌이고, 술 마시고 마음을 고백하고, 술 마시고 웅변을 토하고, 술 마시고 살짝 돌은 척 하고, 술이 깨면 다시 제자리인 듯 구는 일들이 하도 익숙해서 굳이 큰 스크린으로 집중해서 볼 욕구를 느끼기 힘들다.

그런데 극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술자리 장면은 곧잘 흥미롭게 보인다. 매번 빠지지 않고 질펀한 술자리가 등장하는 홍상수의 영화들은 어쩌면 술에 제대로 푹 취한 사람들의 말이며 행동거지를 보는 즐거움이 있을 정도다. 몸에도 해롭고 곧잘 정신에도 해롭게 작용하는 술을 그토록 줄기차게 먹는 이유는, 취중진담이라는 말도 있듯이, 술이 뭔가 진실한 것에 접근할 수 있는 매개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의식의 벽을 뚫고 관성의 강을 건너 불쑥 드러나는, 잘 알지 못했거나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그것의 실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그건 단지 극영화만은 아니다. 죽어가면서도 술잔을 놓지 않는 인물이 주인공인 소설이나 아예 제목이 “술꾼”이라는 만화, 그리고 술과 약에 찌든 채로 작곡했다고 전해지는 음악은 술을 사랑하며 술을 신뢰하는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울끈불끈 건드린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다큐멘터리가 술이 현실의 양상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지 않고 주목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술자리 다큐멘터리라는 것은, 정확하게 술자리가 배경이 아니라 소재가 되는 기획은 그 자체로 꽤나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소재가 참신하거나 시대적인 의미가 있거나 획기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제시하거나, 기타 등등의 사유로 소재 자체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는 약점이 있다. 술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상투적인 이야기로 취급되기 쉽기 때문에 누구나가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하는 감독의 역량에 과도하게 의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모 아니면 도다. 술자리라서 재미있을 수도 있고 술자리라서 따분할 수도 있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공미연 감독의 술자리 다큐멘터리 에피소드들 중에서 3편을 묶어 공개한다. 각 에피소드들마다 등장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테마와 술에 젖어 들어가는 과정은 사뭇 다르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너무 술을 질금질금 먹어서 감질난다(술자리 다큐멘터리치고 술의 존재가 소홀해진 것 같아서 아쉽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집중할 수 없는 인물들의 파편적인 대화가 산란하다(술자리가 어차피 산란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한다면 아예 술의 양!!!으로 승부하는 에피소드가 되었어도 좋았을 뻔했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저 장면도 등장인물들의 동의를 받은 것일까 궁금한 만취 장면으로 정점을 찍었다(술 취한 청춘의 주정은 애틋하다~~).

감독은 술자리를 관찰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술이 개인적인 사유나 정서의 촉매가 아니라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공공연한 화제로 삼고자 했다. 술자리가 생각만 해도 따분하게 여겨졌던 것은 그것이 공허한 경험에서 멈추었기 때문이다. 어떤 경험이라도 찾아내는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자막으로 삽입된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는 함민복 시인의 싯구처럼, 어지러운 술판의 끝에서, 진부하고 따분한 현실의 구석에서, 제정신의 안과 밖에서, 다시 언더그라운드로 이동하는 오재미동의 마지막 월례상영회에서, 술이라는 안경을 끼고 경계에 피는 꽃을 찾아보는 것은 어떠할런지요?

-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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