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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12월정기상영 5인 5색전 네 번째>김미례감독 리뷰
  • 다큐멘터리  |  0  |  0분  |  한국
  • 감독 김미례
  • 등급 전체
  • 상영일 : 2010.12.03~2011.12.31

작품리뷰

 

거친 노동의 현장을 바라보는 세심한 시선 - 남성적 노동과 여성 감독

 

김미례 감독의 <노동자다 아니다(03)>은 간혹 제목이 <노동자가 아니다>라고 잘못 표기되는 경우가 있었다. 단지 한 글자 차이지만 의미상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 레미콘 운전기사들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저항하여 시위를 벌이고 노조를 만들고 하는 과정에서 사측 및 법체계와 지루하게 벌여야 했던 논쟁을 함축한 것이 “노동자냐 아니냐” 하는 말이다. 기냐, 아니냐는 논쟁을 아니다, 는 단정으로 오기했다면 웃을 수만은 없는 실수가 아닐까 한다.

사측과 노동법은 레미콘 노동자들이 개인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고 개인 사업을 벌이는 사업주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노조 활동을 하는 모든 것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당신들은 노동자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자본과 법에 맞서서 레미콘 기사들은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을 하게 된 것이다.

대공장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자성’이란 그들의 특성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설명을 하거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 레미콘 운전기사들이 이런 논쟁을 벌여야만 했다는 것은 그들 노동이 가진 특수한 성격 때문이다. 그 특수성은 노동자성을 인식하는 데도, 파업과 같은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도 걸림돌이 되었다.

그런데 감독은 작품에서 그 논쟁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와중에 노동운동가나 전문가들의 인터뷰보다는 아직 단단하게 정립되지 않은 듯한 현장 기사들의 인터뷰를 더 선호한다. 그들의 인터뷰는 단순한 분노에서 출발한 노동자성의 주장이 어떻게 심화되고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징검다리다. 특히 회사를 고발하며 법의 처분을 기다리던 노동자들이 법체계도 우리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법이 우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법이 아니다. 정부가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정부가 아니다(나레이션)”라며 법과 정치에 대한 대항의식을 기르게 되는 과정에 이르러서, 이 작품의 의도는 논쟁의 해답을 논리적으로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논쟁을 통해 레미콘 기사들이 노동의식을 얻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과정을 우선시한 감독의 의도적인 시선은, 노동의 남성적 성격이 강조되는 장면들보다 투박하고 덜 세련된 인터뷰가 더 면밀한 주의 하에 배치되어 있다 - 그들은 말에 능한 사람들이 아니다.

감독은 매우 거친 속성의 노동현장을 다루면서 매우 세심하게 그들의 육성을 통해 의식이 점진적으로 단련되어 가는 모습을 담는다. 법에 호소하던 노동자들은 결국 “노동자다 아니다 따지지를 마라 (...) 우리는 노동자의 길을 갈 것이다(가사)” 라는 명쾌한 답을 얻는다. 그리고 집합적인 힘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던 레미콘 노동자들이 지역적으로 확대되는 연대를 이뤄낸다.

특수한 노동 현장을 다루는 것은 그 다음 작품인 <노가다(06)>에서도 마찬가지다. 레미콘 노동자들과 같이 건설 일용 잡부들을 칭하는 노가다는 감독의 아버지의 직업이었고 그 사실은 작품을 출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남성적인 성격이 강한 특수한 노동 현장을 다루는 여성 감독의 시선은 <노가다>에서 감독의 개인적인 사정과 결합하면서 작품 전체에 정서적인 질감을 보태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 부문 노동의 특징을 다루는 내용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노가다는 익스트림 노동의 세계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스펙터클이 있다면, 익스트림 노동에는 죽음이 있다. 빈발하는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층 쌓기는 계속되었으며 임금체불이 횡행하는데도 다단계 하도급은 시정되지 않았다. 감독은 유난히 차분한 솜씨로 많은 역사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며 한국의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일으키는 하청 시스템이 일본의 잔재임을 보였는데, 일본에서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의 역사와 현재도 함께 가져다 보여주었다. 일본에 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즈음, 일본의 old Nogada인 이토 씨가 “이것은 프라이드의 문제”라고 말한다. 여기서 정서적인 반응의 정점을 찍는다.

감독은 “아버지의 여생에 멸시만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감독이 일본의 역사와 사례에 유독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거기서 아버지의 미래도 볼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다큐멘터리스트가 어떤 주제, 어떤 분야, 어떤 대상을 깊이 탐구하고 다루게 되는가 하는 것은, 표면에 쉽게 드러나 있는가 아니면 주의 깊게 봐야 깨닫게 되는가 혹은 아무리 봐도 감지되지 않아서 더욱 궁금하던가 등의 차이가 있을 텐데, 솔직히 표면에 너무 뻔히 드러나 있으면 재미가 덜해진 세상이 아닌가.

- 다큐멘터리 감독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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