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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단편영화 개봉극장 2024.05. '마주보다'
  • 드라마  |  2024  |  67분  |  한국
  • 감독 장재우, 오재욱, 임지선
  • 등급 12세
  • 상영일 : 2024.05.09~2024.05.11

GV

 
 관객과의 대화 GV 2024.05.10. fri.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감독  임지선   <너에게 닿기를> 감독  오재욱   <소용돌이> 감독  장재우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남선우 
 남선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진행을 맡은 씨네21 남선우 기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나요? 방금 보신 영화의 감독님들이 지금 제 옆에 앉아 계십니다. 반갑습니다.
어떤 학생? 어떤 영화?
 남선우   오늘 와주신 세 감독님께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드셨다는 점인데요. 세 분은 어떤 학생이었을까 괜히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떤 학생이었는지, 그리고 그 시절에 어떤 영화를 좋아하셨는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장재우   일단 저는 초등학교 때는 전교회장을 했었고 중학교 때는 정말 말을 안 들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활발하고 장난기 많고 그랬었는데, 사춘기가 온 후 고등학교 때는 우울했어요. 다양한 감정들을 느껴본 학창 시절이었어요. 그리고 제 기억 속에서 처음 봤던 영화가 아버지가 빌려온 비디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어요. 그게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기억이 남아서 기괴한 것을 좋아하지 않나하고 생각을 합니다.
 남선우   트라우마가 되어서 좋아하신다고요?
 장재우   뭔가 계속 잔상이 남아서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선우   감독님 영화를 보신 분들이 앉아 계시기 때문에 이해가 되실 것 같아요. 오재욱 감독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오재욱   저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꿈은 많은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학생이었어요. 중학교 때는 만화책을 참 좋아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는 어느 순간 안 보고 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영화에 관심이 생겼고, 그 때부터 20대 초중반까지는 왕가위 영화를 되게 좋아했었어요. 왕가위는 <화양연화>를 마침표로 하고 다른 여러 영화들을 봤는데 그 영향이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임지선   저는 제 영화의 주인공과 비슷한 성격이었어요. 굉장히 소심한 아웃사이더였고 제 감정을 잘 표현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긴 한데 조용하게 지내면서 주목받는 걸 너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때 그런 감정들을 혼자 품고 있는 게 힘들어서 그런지 당시에 영화에 대한 개념은 크게 없었지만, 잔인한 영화를 찾아서 봤어요. 지금은 절대 못 볼 것 같은데, <배틀로얄> 같은 영화들을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니 어떤 상태에 있는지가 정서에 영향을 크게 주는 것 같네요.
 남선우   본인이 만든 영화와 연결되는 답변들을 세 분이 해주신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에 대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객석에서도 질문을 받을 테니까 궁금한 점 있으면 메모해 두시고 잠시후에 질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석 이즈 어프레이드
 남선우   먼저 <소용돌이>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카메라 워크부터 음악, 미술까지 장르 팬들의 호감을 살 만한 요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반부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영화가 연상될 정도로 불안한 감정을 잘 표현해 주셨는데요. 간병하는 어린 학생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호러로 풀어가기까지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장재우   2년 전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크고 무섭고 잔인한 병에 걸렸었어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머릿속에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하는 거예요. ‘엄마의 병이 더 깊어지면 어떡하지’부터 그게 더 커져서 ‘아빠도 아프면 어떡하지’, ‘우리 형이 아프면 어떡하지’, 더 나아가서 ‘가족이나 내가 죽으면 어떡하지’까지 마구 몰아치더라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제가 느낀 것이 있었어요. 오늘 엄마가 아프고 큰 병에 걸렸다고 내일 아빠가 큰 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게 저한테는 큰 공포였어요. 매일 하루하루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는 그 공포가 소용돌이처럼 커져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게 됐어요. 작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아리 에스터 감독님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재밌게 봤는데요. 누가 왓챠피디아에서 제 작품에 댓글을 ‘윤석 이즈 어프레이드’라고 적으셨더라고요. 그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남선우   저도 실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메모를 해놨었거든요. 콕 집어서 언급을 해 주셨네요.
굴레, 주술, 종교
 남선우   본인이 실제로 느꼈던 감정에 기반을 두고 영화를 만들어갔다고 말씀하셨는데, 또 하나 재밌었던 것은 ‘소용돌이’가 무엇인지, 제목이 무얼 뜻하는지 굉장히 직접적으로 중반부에 언급이 되잖아요. 굴레에 빠진 사람들이 어떻게 끊임없이 질문에 빠져드는지, 그러면서 또 무기력을 경험하는지를 표현한 대목이었는데요. 이를 그냥 단순한 내레이션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주술적이고 종교적인 공간과 캐릭터를 등장시키셨잖아요. 그렇게 표현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장재우   제가 그 상황 속에서 저도 모르게 주술을 외우고 있더라고요. 제가 무교인데도 종교가 필요하더라고요. 저는 사람들이 왜 종교를 가질까하고 의심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때는 ‘종교만한 게 없구나.’ 생각했어요. 진짜 기도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아까 말했던 그런 상황들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때 할 수 있었던 건 ‘내일은 제발 그런 아픔이 오지 말아주세요.’ 라고 기도를 하는 것 뿐이었어요. 그래서 작품에 주술적인 걸 접목시켰고, 제가 오컬트를 사랑하다 보니까 더 가미가 된 것 같습니다.
 남선우   오컬트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고, 감독님이 기도밖에 할 수 없었던 그 시간을 떠올리면서 만든 장면들이라고 하니까 더 와 닿네요.
박수 그리고 불꽃놀이
 남선우   <소용돌이>에 소용돌이 이미지가 있었다면 <너에게 닿기를>에서는 그 기능을 불꽃놀이가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재욱 감독님께는 두 친구의 마음이 닿게 하기 위해서 ‘강가에서 불꽃을 한번 터뜨려 봐야겠다.’ 라는 발상을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오재욱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시나리오를 써가면서 전반부에 대한 아이디어는 정리가 됐었는데, 후반부에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불꽃놀이라는 것이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었고, 불꽃놀이의 큰 소리가 앞선 사건의 원인인 박수의 ‘짝’ 소리와도 닿는 부분이 있어서 사용했습니다.
 남선우   불꽃이 튈 때의 위험한 순간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되잖아요. 그래서 ‘불씨가 튀니까 위험함을 떠올리면서 감독님이 넣으셨나?’ 라고 생각했는데 소리에서 오는 효과도 고려하셨다는 게 재밌네요.
 오재욱   그런 것 같아요. 불꽃놀이는 사실 청소년들이 실제로 구입해서 쏘는 것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준비하면서도 고민을 했었어요.
통통 튀는 친구들
 남선우   <너에게 닿기를>이라는 작품에서 더 매력을 느낀 부분이 두 인물의 갈등을 주로 다루지만 사실 네 친구의 이야기잖아요. 그 친구들의 관계성을 요리조리 보여주셨는데, 이 인물 구도는 어떻게 탄생을 했는지, 배우들과 캐릭터 플레이를 위해서 나눈 대화도 궁금합니다.
 오재욱   배우들과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써서 주기도 하고 아니면 연기를 보고 피드백을 하는 등 몇 차례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어느 과정에서 그게 다듬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피드백을 주고 봤을 때 어느 부분이 보완이 되면 다른 부분에서 이야기할 거리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배우들도 연기를 하면서 궁금증이나 본인들이 해결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대화를 나눴고요. 영화 전체적으로 4명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그 부분에서 ‘이 이야기가 어떤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걸까’, ‘어떤 연출로 이 인물들의 관계를 풀어갈까’ 고민을 했습니다. 타이틀 이전 오프닝에서는 방해가 될 것처럼 보이던 친구들이 주인공한테 조금씩 도움을 주고, 힌트를 주고, 직간접적인 영향들을 계속 주잖아요. 마지막에 주인공이 뒤돌아서 가버렸을 때도, 꼭 불꽃놀이가 아니라 뒤에서 붙잡는 누군가가 없었으면 마지막 얼굴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선우   감독님의 많은 고민 끝에 네 친구의 통통 튀는 매력을 우리가 만나게 된 것 같네요. 
<너에게 닿기를> 촬영 현장  
헨젤=한슬
 남선우   캐릭터의 매력이라면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속 한슬이 얘기도 해봐야겠죠. 한슬이의 이름부터 제목의 ‘헨젤’과 연결이 되는데, 임지선 감독님은 공교롭게도 전작 <성적표의 김민영>에서도 영화 제목에 주인공 이름을 넣으셨어요. 이번에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주인공의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임지선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동화 내용을 참고해서 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들이 『헨젤과 그레텔』의 설정들을 닮아 있는 게 보였어요. 가령 엄마가 아닌 존재(할머니)와 살고 있고, 할머니가 주인공을 짐으로 여긴다든지, 학교 음악 선생님이 마녀 같은 이미지로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학교와 집 사이를 오고 갈 때 흘리는 오줌 방울들 처럼요. 이렇게 동화를 연상시키면서 보시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물론 안 그러셔도 되지만, 마음에서 그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시그니처 고통
 남선우   한슬이의 이름을 영어로 쓰면 ‘헨젤’이 되는 것으로 표현을 해 주셨죠. 한슬이의 오줌 방울이 헨젤의 빵부스러기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한슬이의 요실금뿐만 아니라 음악 선생님의 임신, 할머니의 디스크처럼 이 영화에서는 각 인물의 신체가 되게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인물마다 어떤 시그니처 고통이 있는 것 같았어요. 캐릭터와 그 신체적인 반응을 연결한 과정을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청소년 요실금의 존재부터 어떻게 알게 되신 건지 여쭤봐야겠어요.
 임지선   주인공의 가장 큰 특징이 남들이랑 있을 때 긴장하다가 혼자 있으면 비로소 뭔가 해소되고 이완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요. 이게 오줌이 마렵다가 배출되는 것과 닮아있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소재가 떠올랐어요. 같은 맥락에서 선생님의 배가 만삭인 점도 주인공의 긴장된 모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측면에서 설정을 하게 되었고요. 할머니의 경우에는 할머니도 이런 걸 만들어야지라고 생각은 안 했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픔이나 외로움에 대해서 한슬이한테 간접적으로나마 앓는 소리를 내시면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런 질병을 갖게 된 걸로 설정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남선우   그러면서 이제 한슬이에게 “안 아픈 병이 어디 있니?” 이런 대사도 하시잖아요. 이 또한 어떻게 보면 한슬이의 요실금에 대한 코멘트이기도 한 걸까요?
 임지선   그걸 의도하진 않았지만 저는 할머니를 ‘츤데레’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윤여정 선생님을 많이 참고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겉으로는 차갑지만 ‘나 좀 봐줘.’ 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남선우   어떤 이미지를 의도하신 건지 딱 이해가 됐습니다.
아웃사이더 감성
 관객1   우선 오재욱 감독님과 임지선 감독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임지선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대한극장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영화제 때 이 작품을 보았는데 대한극장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서운한 기분이 들고 그러네요. 한슬 역의 홍정민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신 건지, 그리고 수상 소감에서 영화 성격이 수상과는 거리가 멀어서 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하셨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임지선   보통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작품들은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작품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보다는 만들 때부터 많은 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고, 제 딴에는 대중적으로 풀어갔다고 생각을 해서 영화제에서 수상까지는 예상을 못해서 그렇게 이야기 했고요. 
홍정민 배우님 캐스팅은 일단 1차적으로는 연출부 친구가 리스트를 뽑아줬었고 그 안에서 이제 이미지가 맞는 분들을 봤었는데요. 홍정민 배우님의 전작인 <아이들은 즐겁다> 작품에서 연기를 자연스럽게 했었고, 또 넷플릭스의 <안나라수마나라>라는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도 굉장히 잘하셔서 만남을 요청 드렸었습니다. 연기는 사실 저보다 경력이 선배님이셔서 많이 의지를 했었는데요. 다만 아웃사이더의 감성을 잘 모르셔가지고 잘 아는 제가 좀 설명을 하느라 많이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남선우   아웃사이더의 감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임지선   감성이라기보다는 그냥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의 리액션 같은 걸, 놀라고 긴장하고 이런 것들을 많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촬영 현장  
한 꺼풀 속에
 관객2   저는 오재욱 감독님과 장재우 감독님께 한 가지씩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오재욱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영화 속에서 ‘겉은 타 있지만 안은 멀쩡해’라는 대사처럼 현재 상황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거나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 대사가 많아보였는데요. 이런 대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은 없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재욱   영화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내적으로 다른 걸 포함하는 것들이 한 꺼풀 더 있는 게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이 들어요. 영화를 만들 때 배우, 연기 나아가 이야기의 구성 부분 부분들을 기능적으로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대사도 들었을 때, 지금은 집중해서 봐주시고 발견해 주셨지만, 딱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저의 연출 의도와 부합하지 않거든요. 그런 대사의 결들이 영화를 결말까지 끌고 가는 원동력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또 재미있는, 실소가 지어지는 그런 대사라고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수도 안 올 수도
 관객2   <소용돌이>에서 비 기상특보가 TV에 나오는데 사실 다음 날에는 비가 오지 않잖아요. 혹시 그 부분이 윤석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장재우   일기 예보가 뭔가 걱정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일기예보를 보면 다음 날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안 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윤석이가 아빠가 바다에서 일을 하는데 강풍 특보와 비예보가 있으면 불안해할 것 같았고, 하지만 사실은 안 올 수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뭐든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으면서도 안 일어나는 경우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걸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소용돌이> 촬영 현장  
상상도 못한
 관객3   제가 어제 <목소리의 형태>를 재개봉으로 봤어요. <너에게 닿기를>이 제목도 그렇고 일본 애니메이션 생각이 많이 나는데, 참고하신 작품이나 좋아하시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오재욱   네, 제목은 익히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목을 빌려왔고요. 제가 제작을 할 무렵에 청각장애인 학생 역의 홍아연 배우가 작품이 끝나고 <목소리의 형태> 연극을 준비중이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유사한 느낌들은 있었는데, 그 작품을 참고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 무렵에 <이니셰린의 밴시>가 개봉을 했어요. 그 영화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없는데 친구가 절교 선언을 하고, 쫓아가서 과격한 행동들을 하거든요. 오히려 그 영화에서 힌트들을 조금 얻었어요. 또 조금 더 전으로 올라갔을 때는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더 웨일>에서 영향을 받았어요. <더 웨일>에서 보기에 밉상이고 미운 말 골라서 하는 딸이지만 아버지는 그 친구가 그런 행동들을 하는 거에 대해 장점을 찾으려고 하고 또 그를 인정하려고 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끝까지 믿어주잖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영화적인 방식으로 위로 혹은 용서를 하면서 끝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들을 차용을 해서 만들었습니다.애니메이션이라고 했을 때는 사실 <에반게리온> 보면 ‘레이’라는 안대를 찬 캐릭터가 나옵니다. 그 캐릭터의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해서 진행했습니다.
 남선우   전혀 상상도 못했네요.
쓸쓸함과 외로움  
 관객3   임지선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게 영화의 시간대가 궁금해서 찾다가 발견한 게 컴퓨터 프로그램이 2017년이고, 극에 나오는 송민호 노래가 2015년에 나왔더라고요. 극의 시대하고 노래 선곡들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고, 또 누구의 생일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임지선   아마도 요실금 자가진단 페이지에 2017 이라고 쓰여 있을 텐데, 서울대병원에서 2017년도에 만든 페이지였던 것 같아요. 저는 현대, 지금쯤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오프닝 노래들의 선곡은 요즘 친구들이 벌칙으로 부를 법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정을 했고요. 중간에 메인으로 나오는 ‘겨울비는 내리고’는 쓸쓸함과 외로움이 주인공의 주된 정서여서 그 부분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골랐어요. 엄마를 그리워하는 감정도 들어가 있으면서 할머니가 자주 즐겨 들으실 만한 시대의 음악이었으면 해서 그 노래를 선택했습니다. 친구 어머니의 차를 타고 가다가 어머니의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이 노래를 만났었는데요. 그때  강렬하게 쓸쓸한 정서로 기억에 남았던 노래여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생일은 앞이 지워졌지만 할머니 본인 딸의, 한슬이 어머니의 생일이었고, 그걸 깜빡하고 정신없이 넘어갔다고 설정 했습니다.
한땀 한땀 소용돌이
 관객3   장재우 감독님 <소용돌이>의 마지막에서 모래사장 위에 소용돌이를 그리는 장면은 CG로 만드셨는지, 직접 그리셨는지 궁금합니다.
 장재우   그리려고 했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CG로 학교 친구랑 같이 작업했습니다.
 남선우   영화를 굉장히 디테일하게 봐주신 것 같아서 저도 많은 걸 알게 됐네요.
실명과 안대
 관객4   세 분의 영화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오재욱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데요. 반장 친구가 다친 친구를 찾아가서 화해를 하려고 하는데 다친 친구가 왜 실명이 될 수도 있다면서 격하고 무섭게 말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그게 ‘난 너하고 화해하고 싶지 않아.’ 라는 뜻인 건지 또 마지막에 폭죽을 터뜨리고 안대를 딱 벗으면서 ‘나 너하고 친구하고 싶어.’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오재욱   실명은 시나리오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설정 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왜냐하면 주인공이 갖고 있는 핸디캡이 있고 그게 다른 걸로 부각되지 않을까 싶어서요.연출하면서 주안점을 뒀던 거는 이 친구가 지금 처한 상황, 물론 저는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으로서 어떤 상태이고 눈을 이렇게 다쳤고 친구와의 불화가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근데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까 치기 어린 생각에 친구한테 더 강하게 말하고자 실명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선을 긋는, 혹은 찾아온 친구를 더 놀라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갔을 때 안대를 벗어서 괜찮다고 하는 거죠. 본래 ‘화해’라는 제목으로 작업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나 혼자서 하는 게 화해가 아니라 서로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요. 더 인간적으로 접근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친구 하자.’, ‘다시 돌아가자.’ 의 의미일 수도 있고, 저는 조금 더 밝은 이미지로 다가왔으면 좋겠고 서로 마주봄으로써 이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선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세 감독님께 마지막으로 소감과 인사 전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장재우   여기 와서 정말 기쁘고요. 그리고 제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끝날 때 소감으로 얘기한 게 있는데 “우리 모두 소용돌이를 이제 끊어내자.”라고 말했어요. 그 말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재욱   처음에 영화제 상영작이 나왔을 때 보고 싶었던 두 영화가 오늘 함께 상영을 하게 돼서 ‘꼭 직접 와서 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어떤 영화들인지 감독님들 생각은 어떤지 관객 분들처럼 너무 궁금했고요. 이렇게 시간 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임지선   저도 궁금한 작품들이었고 좋은 작품들과 함께 상영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은 자리였어요. 보시는 분들에게 이 작품으로 좋은 에너지와 기운 그리고 따뜻함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자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남선우   오늘 오재욱 감독님 답변 중에 되게 재밌었던 표현이 있는데요. 영화에 한 꺼풀씩 심어놓는 걸 좋아하신다고 하셨어요. 단편영화 같은 경우는 러닝 타임이 짧기 때문에 그 한 꺼풀 한 꺼풀을 우리가 벗겨내는 재미가 더 큰 것 같아요. 오늘 여러분들도 그 재미를 듬뿍 느끼는 시간 보내셨기를 바라고요. 다가오는 주말도 편안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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