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의 대화 GV 2024.09.06. fri.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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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보다 낯선> 감독 오지현 <2인 1실> 감독 송예찬 <스즈키> 감독 안정민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조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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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안녕하세요. 오늘 GV 진행을 맡은 씨네21 조현나 기자입니다. 다들 영화 재밌게 보셨나요? 오늘 자리를 꽉 채워주셨는데요. 다들 어떻게 보셨을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오늘 세 작품은 '돋아나다'라는 주제 아래 모였는데요. 학창시절을 통과하면서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사건을 겪었는지에 대해 다룬다는 점에서 교집합이 있는 작품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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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먼저 <2인 1실> 연출하신 송예찬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감독님도 주인공처럼 대학생 때 기숙사 생활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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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그럼 그 경험에서 이 영화가 출발한 걸까요?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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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극 중에 친구가 김치를 챙겨주는 장면이 실화였어요. 그때 제 개인적으로 우울감이 있던 시기였는데 김치를 선물 받은 게 큰 위안이 되었어요.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고 기숙사 생활하면서 겪었던 일들이나 분위기 같은 것을 최대한 그려내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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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김치를 준 그 친구도 이 영화를 봤나요? 언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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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아니요. 아직 못 봤는데, 기회가 되면 꼭 보여주는 걸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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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작품의 발단이 된 친구니까 어떻게 영화를 보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스즈키> 연출하신 안정민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페스티벌 다니시거나 음악 듣는 거 실제로 좋아하시나요? 최근에 어디 다녀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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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최근에는 일본에서 '서머소닉'하고 '록 인 재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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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너무 부러운데요. 이어서 <스즈키>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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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스즈키>는 제 졸업 작품인데요. 아직 졸업 후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해서 영화를 계속하게 될지 라는 생각과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왜 영화과에 와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런 취향을 갖고 이런 성격의 사람이 됐는지를 거슬러 올라가 봤어요. 저한테는 그 기점이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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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 수민이처럼 이게 왜 좋은지도 명확하게 모르고 사실 온전히 내 취향도 아닌데 그냥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아진 것들이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된 것 같더라고요. 작품의 제목인 '스즈키'라는 동명의 인터넷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초고는 훨씬 더 다큐멘터리 느낌의 자전적인 이야기였는데 살을 붙이면서 지금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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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오지현 감독님의 <치통보다 낯선>은 탐조 활동, 사랑니 그리고 사랑을 엮어낸 게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영화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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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제가 치과에서 사랑니가 자라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보통은 더 인식하게 되고 조금 불편해지잖아요. 그 이름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봤을 때 되게 재밌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을 알아차린 순간처럼 불편해지기 시작하고, 또 한 번 뺐을 때 그 자리가 영원히 빈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속성들이 사랑니라는 이름을 생각했을 때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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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라는 단일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하기 시작했을 때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부분을 결합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어쩌다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 두 번째 소재가 탐조였고 생각해 보니 둘이 많이 달라 보이는데 겹치는 굵직한 지점들이 있어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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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치통보다 낯선>은 처음부터 주인공이 자신의 감정을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알고 보니 상대를 내가 계속 관찰하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내 마음이 사랑인 것을 알게 되는 내용이잖아요. 그 흐름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치통보다 낯선>의 배우분들이 오늘 함께 해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배우분들 오신 김에 감독님께서 캐스팅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배우분들 자랑도 좀 해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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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짧게 이야기하기 조금 어렵긴 한데 배우님들은 제가 이 작품을 만들기 전에 연출했었던 댄스 필름을 촬영한 공간을 운영하고 계시던 분들이었어요. 두기 역할의 용진 오빠가 극본도 쓰고 연출도 해서 그 공간에서 연극을 올려서 저도 관람했었어요. 그 연극에서 전구 역할의 다영 언니가 주연이었고, 언니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내 작업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돼서 그런 흐름으로 캐스팅하게 됐어요. 배우 자랑이라고 하면 어떤 면에서는 저보다 더 <치통보다 낯선>이라는 작품에 깊은 애정을 가져주는 사람들이어서 현장에서도 준비하면서도 그 부분을 많이 느꼈어요. 또 내가 언제 이 정도로 진심 어린 애정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점이 정말 고맙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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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언젠가 또 함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 만드는 답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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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예찬 감독님께 이어서 질문드릴게요. 아까 친구 관계를 다루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영화를 보면서 정연이와 친구들의 케미가 좋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디렉팅을 어떻게 주셨는지 궁금해요. 사전에 배우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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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사실 제가 딱히 한 건 없는데 배우분들끼리 알아서 친해지려고 애써주셨어요. 마지막 리딩까지도 분위기가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었는데, 끝나고 한 배우님께서 우리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 나겠다고 하면서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오랜 시간 오랜 계절에 걸쳐서 찍다 보니 나중에 다들 친해져서 제가 딱히 디렉팅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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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배우분들의 힘이 되게 컸군요. 처음에 이야기 꺼내주신 배우님이 누구세요? 아 오늘 오셨군요. 영화 너무 잘 봤습니다. 너무 부끄러워하셔서 얼른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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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안정민 감독님께 이어서 질문드릴게요. 스즈키라는 인물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영화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연출가로서 설정해 둔 부분들을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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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일단 잘생겼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만들었는데요. 예전 제 인터넷 친구들과 그때는 정말 즐겁게 함께했지만, 실명이나 근황, 생사 같은 것들을 모르는 사이잖아요. 수민도 스즈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던 것처럼 관객들도 모르기를 바라서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애초에 이 인물을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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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그래서 더 궁금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연출가가 구체적으로 설정한 다음에 작품을 찍으면 그게 읽히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아서 더 궁금해하면서 영화를 보게 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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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안정민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데 감독님도 그렇고 배우분들도 나이가 어리신 것 같은데 예전 싸이월드 그리고 캔모아에서 토스트에 생크림을 뿌리는 그 감성들을 배우분들이 이해하셨는지 궁금했고, 아이디를 보고 알았는데 주인공의 닉네임이 바다에 사는 산호더라고요.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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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캔모아 같은 경우에는 생각보다 지점들이 여러 군데 남아 있어요. 저희가 촬영을 한 곳은 파주 금촌점이었고요. 제가 원래 레트로한 느낌을 좋아해서 평소에 즐겨찾기 해놨던 곳들에 연락을 드렸는데 다 허락해 주셔서 나머지 로케이션도 수월하게 구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그렇게 어리지는 않아요. 곧 서른이 되거든요. 영화의 배경도 저나 친구들이 직접 겪었던 일이에요. 그런데 배우분들은 20대 초반이세요. 주인공 수민역의 정다원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천지인 키패드를 써보신 적이 없어서 타이핑을 못 하셔서 손이 나오는 인서트는 다 빼버렸어요. 그리고 산호 같은 경우에는 중성적인 느낌의 닉네임을 지어주고 싶어서 생각하다가 여러 후보 중에서 어감도 그렇고 퍼스나콘 옆에 배치가 됐을 때 어울리는 것 같았고 웃긴 영화는 아니다 보니까 깔끔한 닉네임을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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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 저도 <스즈키>에 질문이 있는데 지막 시퀀스에서 수민이 단독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친구들의 몽타주가 나오던데 넣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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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엔딩 부분에 친구 지현이, 준서 그리고 엄마까지 여러 인물의 몽타주를 넣었는데요. 전달이 잘 안된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의 화자인 수민이가 되돌아보는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구성했어요. 수민이가 다른 사람들의 2009년이 어땠을지, 그들도 이 동네가 지루했고 떠나고 싶었을지 혹은 이들에게도 수민이의 인터넷 세상처럼 다른 탈출구가 있었을지는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수민이와 같은 경험이나 취향이 아니더라도 하나쯤은 자신과 비슷한 인물이 있기를 바랐어요. 구체적으로 인터넷 친구나 음악이 아니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벗어나고 싶다는 공통된 정서가 다른 조연들에게서도 있지 않을까 하고 영화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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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3 <2인 1실> 감독님께서 영화 촬영을 긴 시간 동안 하셨다고 하셨는데 계절마다 이렇게 찍을 수 있는 촬영 회차라든지 그 기간이 실제로 길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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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촬영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8월에 시작해서 다음 해 1월에 끝났고 회차는 8회차 정도였어요. 지금은 짧게 편집이 됐는데 촬영한 장면들이 많아서 원래 편집본이 50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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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2인 1실> 작품의 장소들도 눈여겨보게 됐었어요. 기숙사의 2인 1실 방 안도 굉장히 잘 활용하셨고 학교 밖 다리에서 위와 아래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씬도 좋았어요. 어떻게 로케이션 설정을 하셨는지 혹은 공간을 섭외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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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기숙사는 처음부터 거실을 두고 방이 3개 있는 가정집 같은 구조를 원했어요.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정연이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한 호실에서 6명이 다 같이 지내는 설정이었어요. 정연이가 혼자 떨어져 있는 설정을 위해서 그런 구조가 필요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제작부원들이 힘들게 구해주셨어요. 다리 장면 같은 것들은 로케이션 헌팅 갔을 때 즉흥적으로 나온 것들이 많아요. 계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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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2인 1실>에서 작은 요소긴 하지만 저는 용민이의 진심이 궁금했거든요. 정말로 정연이를 좋아한 건지 아니면 가벼운 마음이었던 건지 연출자님이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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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저는 좋아했다고는 생각은 하는데요. 배우님한테도 말씀드렸던 게 지금 이 시기에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연이라서 좋아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 사람을 좋아했을 거야 였어요. 그리고 둘이 그 나이대에 군대 가기 직전이 아니라 졸업하거나 아니면 전역하고 나서 만났으면 사귀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그 감정선을 배우와 함께 찾아가는 것도 조금 어려웠어요. 딱 좋아한다 아니다 이분법 사이의 어떤 느낌인데 그걸 표현하는 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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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배우님이 묘한 그 지점을 잘 찾아주신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친구 정도인 것 같기도 한 부분을 잘 연기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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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치통보다 낯선> 작품을 보면서 제가 탐조 활동을 잘 몰라서 그런지 두 캐릭터의 활동을 모아놓은 자료들을 보는 게 되게 재밌었어요. 그래서 작품의 미술은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미술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공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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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저도 탐조를 직접 체험해 보지 않아서 리서치를 많이 했어요. <야외 원색 도감>이라고 한국에서 탐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교과서처럼 쓰는 그림 도감이 있어서 가장 먼저 준비했었고요. 이 외에는 미술 감독님이 테이블에 수집한 깃털을 꽂아놓는 것처럼 디테일한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어요. 둘이 함께 동묘 같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헌책방 같은 데에서 오래된 새 도감 같은 것들을 사고 이고 지고 들고 오고 그렇게 준비하면서 채워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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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탐조할 때 실제로 길리슈트 같은 것들을 입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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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길리슈트까지는 안 입는 걸로 알고 있고 야외 활동에서의 편의성을 위해서 판초 정도는 흔히들 착용하시는 걸로는 알고 있어요. 길리슈트는 사실 이미지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제가 추가했던 요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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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4 극 중 왜가리 이름이 특이한데 어떻게 지은 건지 궁금하고요. 스케치 장면의 비하인드와 두기가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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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극 중에서 정확하게 사용하는 이름은 왝구라기인데 제가 가상으로 그냥 지어낸 새예요. 실존하지 않는 새고 왜가리를 연상시키는 이름이긴 하지만 이름도 사실 제가 그냥 번뜩 떠올라서 지어낸 명칭이에요. 스케치는 제 의도와 다르게 장면에 담겼는데요. 원래는 두기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진짜 못 그리는 캐릭터라는 설정이었어요. 돌잡이로 붓을 잡았다고 하는데 터무니없이 못 그리는 그런 미스 매치로 재미를 주고 싶었던 장면이었는데요. 현장에서 짬이 잠깐 생겨서 콘테스트 비슷하게 두기가 그릴 그림을 여러 스태프분들이 그려봤어요. 저희 사운드 감독님인 혜나 언니가 그린 그림이 채택됐고 그 당시에는 되게 웃겨 보인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화면 안에 넣어서 찍으니까 멋있게 나오는 거예요. 두기가 그림을 잘 그리는 캐릭터가 되어서 본래 의도랑은 달라졌긴 한데 그래도 그 나름의 재미가 생긴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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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5 <스즈키> 촬영 기법이 궁금한데요. 보면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혹시 어떤 레퍼런스가 있었는지, 그리고 필름으로 촬영한 건지도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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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카메라는 캠코더하고 알렉사 미니 LF 이렇게 두 종류를 사용했어요. 사실 준비할 때는 촬영본이 자연스럽게 붙을지 걱정하기는 했는데 편집하고 색 보정을 하니까 또 잘 붙더라고요. 수민이가 동네에 있는 장면들은 다 캠코더로 촬영했고, 서울로 떠날 때부터는 알렉사로 촬영했습니다. 마지막 라이브 장면 같은 경우에는 두 카메라 다 촬영해서 섞어서 편집했고요. 두 카메라의 센서 크기가 다르다 보니까 동네에 있을 때는 작은 센서로 갇혀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 서울로 떠난 이후에는 좀 더 넓은 센서의 카메라를 사용했어요. 레퍼런스 같은 경우에는 말씀해 주신 <릴리 슈슈의 모든 것>도 레퍼런스 중에 하나였는데 메인 레퍼런스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고 다양한 만화나 영화를 참고했는데 먼저 애니메이션이 최근에 개봉한 만화 <룩백>, 만화 <갯마을 소녀> 그리고 회상하는 구조의 넷플릭스 영화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까지 여러 작품들이 레퍼런스가 됐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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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마지막 라이브 장면에 초록불꽃소년단이 나오는데 감독님이 실제로 좋아하시는 밴드인가요? 어떻게 함께 하게 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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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제가 실제로 좋아하는 밴드고요. 섭외 1순위가 초록불꽃소년단이었어요. 사전에 접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인스타그램 DM을 통해서 연락해 보았고 다행히 좋다고 해주셨어요. 클럽 관객들도 초록불꽃소년단분들이 홍보 글을 올리고 도와주셔서 실제 팬분들이 다 참여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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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그 씬에서 컷이 짧게 나누어져 있잖아요. 음악도 같이 고려해야 해서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촬영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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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사실 저보다도 몇 시간 동안 계속 같은 곡을 하셔야 해서 초록불꽃소년단분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고요. 촬영 감독님과 테이크마다 어떤 부분 위주로 촬영할지 정하고 진행해서 저희는 크게 무리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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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6 <스즈키> 영화의 배경이 2009년 오아시스가 해체된 여름이었는데 이번에 재결합 소식을 들으셨을 때 소감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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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영화가 시작할 때 당시 배경 설명이 텍스트로 나오잖아요. 사실 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고 너무 중구난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오아시스보다 라디오 헤드를 더 좋아해서 별생각이 없어요. 보기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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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이번에는 세 감독님께 공통 질문드리고 싶어요.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하나씩 뽑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랑 눈 마주치신 오지현 감독님부터 해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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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저는 처음에 '새' 감독님이라고 하셔서 저를 말씀하시는 줄 알았어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갈대밭에서 전구 얼굴이 크게 클로즈업되는 장면인데요. 내가 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 장면이 제일 좋았고 또 음악 감독님께서 눈이 깜빡이는 순간을 맞춰서 음악 작업을 해주셨어요. 제가 처음부터 요청한 건 아니었는데 이게 어울릴 것 같다 하시면서 보내주셨고 그 음악과의 시너지 덕분에 더 좋아지게 된 장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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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배우님은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터미널에서 정연이가 문자하는 것을 친구 경희가 계속 의식을 하는 긴 컷이 있는데요. 정연이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이 딱 그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마음에 들었는데, 연기를 하신 서하림 배우님이 아쉬워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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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배우님은 혹시 왜 아쉬우셨나요? 어떤 부분이 만족스럽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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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하림 의식한다는 것이 대본 지문에 적혀 있었는데, 어느 정도로 의식해야 할 줄 몰랐어요. 디렉팅을 줄 때마다 '배우님 더 의식해 볼게요. 더 해볼게요.' 하시는 데 어느 정도 해야 할지 파악이 어려워서 정신없이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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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그때 딜레이가 많이 되고 버스 터미널이다 보니 천천히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배우님이 어떻게 나오는지 제가 어떤 걸 원하는 건지 이해가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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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배우님들이 본인의 출연 장면을 완전히 만족하기가 어려우실 것 같아요. 그래도 관객분들은 캐릭터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안정민 감독님은 어떤 장면이 좋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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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저는 마지막 공연 씬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요. 옛날 밴드의 라이브 클립이나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그런 느낌으로 나온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어요. 엔딩 씬임에도 촬영 일정상 처음에 촬영할 수밖에 없었는데도 주연 배우님의 연기나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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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관객으로서 <2인 1실>에서 좋아하는 장면이 마지막 씬이거든요. 보면서 뭉클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쓰시고 찍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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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편집되었지만 초반에 정연이가 혼자 밥을 먹지 못한다는 정보가 있었거든요. 부모님이 밥도 혼자 못 먹는 정연이를 어떻게 두고 가나 걱정하는 그런 장면이 있었는데, 이제 어른이 돼서 혼자 밥도 먹을 수 있고 친구들이 준 애정을 발판 삼아서 그 시절의 나를 케어할 수 있는 정도로 성장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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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오지현 감독님 <치통보다 낯선>에서 전구와 두기가 정말 사귀었을 것 같으세요? 둘의 미래를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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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두기가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전구와 함께했다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애정도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전구한테는 제가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서 저의 모든 첫 사랑들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저의 요원도 담겨있고요. 엔딩 크레딧에 둘이 함께 걸어가는 장면을 관객들이 둘이 잘 됐겠다고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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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혹시 배우님들은 정보 듣기가 사귀었을 것 같으세요? 생각해 보신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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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용진 좋은 관계로 발전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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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답변 감사합니다. 배우님이 자리해 주신 김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저도 전구와 두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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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감독님들께 다시 한번 질문드릴게요. 혹시 지금 계획하고 계시는 차기작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가끔 단편영화 개봉극장에서 만난 감독님들을 다른 영화제에서 뵐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관객으로서 되게 반갑거든요. 시놉시스나 로그 라인 정도 얘기해 주셔도 좋고요. 아직 없다면 이후에 어떤 주제의 영화를 해보고 싶다 정도 이야기해 주시면 관객분들이 다음 작품을 보실 때 반갑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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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아직 세부적인 계획은 없는데 제가 애니메이션을 부전공으로 하고 있어서 3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서사가 있는 작품보다는 이미지나 공간 자체에 대한 영상물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남산과학관을 배경으로 촬영하고 실사 영상 위에 캐릭터를 넣는, 그 공간 자체를 탐구하는 식의 영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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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단편영화는 지금 작업을 하는 건 없고 미니 시리즈 드라마랑 장르물 각본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연출을 그래도 1년에 한 번이라도 하고 싶어서 일단 계획으로는 추석 지나고 정말 작은 사이즈의 단편영화, 친구네 집에 가서 찍을 정도의 작은 단편영화를 하나 찍으려고 구상하고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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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저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기는 한데 그래도 한 편 한 편 만드는 과정과 그 작품을 봐주시는 분들의 반응 같은 것들이 저한테 너무 소중하고 재미있어서 앞으로 뭐든 만들지 않을지 정도의 생각은 있어요. 지금 하나 떠오르는 건 몽골에 가서 정말 작은 인원끼리 여행하듯이 뭔가를 찍어보고 싶다는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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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알겠습니다. 관객분들이 오늘 세 분의 이야기 잘 들어주셨으니까요. 다음 작품이 나오면 또 반갑게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들의 인사로 자리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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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오늘 귀한 시간 내서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달 말에 영등포초단편영화제에서도 상영이 예정되어 있어서 혹여나 한 번 더 보고 싶으신 마음이 드신다면 또 찾아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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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찬 저녁 시간에 이렇게 시간 내셔서 돌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딘가에 좋은 평 한마디라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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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민 귀한 시간 내서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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