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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단편영화 개봉극장 2024.11. '속이다'
  • 드라마  |  2024  |  81분  |  한국
  • 감독 김동은, 허다희, 윤혜영
  • 등급 12세
  • 상영일 : 2024.11.07~2024.11.09

GV

 
관객과의 대화 GV 2024.11.08. fri.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 감독  윤혜영   <첨벙> 감독  허다희   <과녁은 어디에> 감독  김동은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조현나 
 조현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관객과의 대화 GV 진행을 맡은 씨네21 조현나 기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오!재미동 단편영화 개봉극장은 5월부터 홀수달에 진행이 되고 있고, 11월 오늘이 올해 단편영화 개봉극장의 마지막 GV입니다. 올해 마지막을 좋은 단편 세 편과 함께하게 돼서 진행하는 저도 뜻깊은데요. 관객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김동은 감독님부터 간단히 소개 말씀해 주실까요?
 김동은   안녕하세요. <과녁은 어디에>를 연출한 김동은이라고 합니다. <과녁은 어디에>는 은퇴를 앞둔 퇴물 양궁 선수 민재가 승부조작에 연관되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내용의 단편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스포츠 장르 영화입니다.
 허다희   안녕하세요. 저는 <첨벙>을 쓰고 연출한 허다희입니다. <첨벙>은 수영을 그만뒀던 주인공 세은이 오랜 기간 못 봤던 친구이자 라이벌 수경을 만나서 수영을 다시 꿈꾸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노동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윤혜영   저는 마지막으로 상영한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 연출 윤혜영이라고 합니다. 제가 딱 1년 전 이맘때에 촬영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늘 이 자리가 느낌이 색다른 것 같아요. 보러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차에 사는 사람들
 조현나   윤혜영 감독님께 먼저 질문드릴게요. 올해 독립영화 작품들을 보면 특징 중 하나가 주거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도 그 맥락 안에서 함께 짚어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은데요.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이라면 역시 아이디어일 텐데 차량 주거 인구라는 아이디어가 재미있었어요.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윤혜영   차에서 자고 있는 명은의 얼굴로 영화가 시작하는데 제가 실제로 그렇게 차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아저씨를 본 적이 있었어요. 그 부분에서 착안해서 작품을 시작하게 됐는데, 차에서 사는 사람들이 아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미 나와 있는 영화들도 있고요. 저는 새로운 걸 하고 싶어서 세계관을 확장해 그런 사람들이 만연한 세상을 그려보자 생각했어요. 그리다 보니 현 청년세대나 여러 가지 이슈들이 맞물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현나   특별히 자료 조사를 하시거나 그 과정에서 이 이야기를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세요?
 윤혜영   자료 조사는 많이 했는데 이미지 레퍼런스를 찾는 것이 어려웠어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는 건 아니고 영화로 만들어졌던 것도 아니어서요. 코로나 시기에 미국에서 노숙자분들을 케어할 수가 없어서 네모 칸이 그려진 주차장에 한데 모아서 관리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어요. 그 장면에서 많이 착안해서 주차장 장면의 미술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여성과 노동 그리고 수영장
 조현나   이어서 허다희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처음에 설명해 주셨던 것처럼 여성의 노동과 신체 그리고 난임, 임신과 관련된 주제들이 잘 엮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다희   제가 대학교 3학년쯤 취업을 고민하고 있을 때 채용 공고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육아휴직 대체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요. 거기서 시작된 의문이 '그 공고에 지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휴직을 쓴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같은 것들이었어요. 그 의문에서 시작해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첨벙> 촬영 현장
 조현나   수영장 섭외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섭외하셨는지 궁금하고 또 장소를 고를 때 중요하게 보신 점이 무엇인지도 같이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다희   정말 어려웠고요. 서울, 경기권의 모든 수영장을 리스트업하고 연락하고 가능한 곳에 스태프들과 찾아가 봤어요. 처음에는 마땅한 곳이 없었어요. 촬영 감독님께서 통창이 있어서 빛이 들어오는 장소를 요청하셨거든요. 계속 찾아보다가 마지막으로 남은 수영장을 갔는데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빛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조현나   새벽 시간에 주로 촬영하시지 않았나요? 그것이 의도된 부분이었나요? 아니면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찍어야 해서 피치 못하게 촬영한 부분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허다희   꼭 그렇지만은 않았고요. 촬영 감독님 의견으로는 통창이어야 새벽빛 구현을 더 잘할 수 있다고 하셔서 저는 그걸 믿고 진행했습니다.
양궁의 긴장감
 조현나   <과녁은 어디에> 영화를 보면서 올해 파리 올림픽 생각이 많이 났어요. 사실 양궁협회는 정말 깨끗하게 운영이 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승부조작과 연결을 하셨단 말이죠. 어떻게 양궁을 승부조작과 함께 다룰 생각을 하시게 되셨나요?
 김동은   사실 가장 걱정했던 게 승부조작의 개연성이었어요. 근데 부조리함이 없는 공간이 어디 있겠어요? 영화에서 결과적으로 작전이 실패하기도 하고요. 영화의 내용이 먼저 정해졌고 그 후에 종목을 결정했어요. 가장 리드미컬하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종목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양궁이 선정되었습니다.
 조현나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스포츠물의 긴장감이 잘 살아있다고 느꼈는데요. 경기 장면을 연출할 때 신경 쓴 부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김동은   영화는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 중계 화면으로 시작해서 샷 사이즈가 점점 타이트해집니다. 미디어에서 리얼리티로 향하고 싶은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했는데 또 몰입감과도 직결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인물과 점점 가까이 붙였습니다. 완성된 영화에서 잘 보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현장에서의 이런 시도가 관객들의 몰입감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경기 시작할 때와 끝을 비교해 봤을 때 샷 사이즈에서 큰 차이가 있을 거예요. 이게 전부 다 몰입감을 위한 설정입니다.
노을처럼 따뜻한 결말
 관객 1   윤혜영 감독님 영화를 두 번 봤는데 절망적인 상황에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끝나는 게 다시 봐도 새롭더라고요. 희망적인 엔딩을 처음부터 생각하신 건지 시나리오를 쓰면서 바뀌게 되신 건지 궁금하고요. 영화에 노을이 지는 장면이 많더라고요.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윤혜영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요. 영화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연출자 각자의 시선이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절망 속에서 일말의 희망을 찾고 싶은 게 저의 시선인 것 같아요. 그래서 프로덕션의 처음부터 끝까지 결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노을 촬영은 힘들었습니다. 겨울에 촬영을 했는데 낮이 짧잖아요. 
낮 촬영이 대부분인데 노을까지 있어야 하니까 매직 아워 시간에 힘들었습니다. 정말 힘들었다고 밖에 답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관객 2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 윤혜영 감독님께 궁금한 게 있는데요. 주인공들이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쫓기거나 위조하거나 훔치는 이런 행동들을 하잖아요. 앞서 청년세대를 생각하면서 만드셨다고 하셨는데 저는 엔딩을 보면서 주인공들이 어떤 방향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지 모르겠더라고요. 청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으셨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인물들의 마지막을 그리셨는지 궁금합니다.
 윤혜영   오늘 함께 상영한 영화들을 보고 지금 말씀을 들으면서 생각했는데요. 청년들이 불가항력적인 상황들에서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힘든 원인이 나에게 있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고 내가 노력한다고 무언가를 이루기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영화가 판타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주고 싶었고 그런 부분들을 영화의 결말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Life Goes on
 관객 3   <과녁은 어디에>는 장르적으로 재미있어서 마지막에 어떻게 끝날지 계속 궁금해하면서 봤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좀 놀랐는데, 그렇게 표현한 것이 감독님의 캐릭터에 대한 연민 때문인지 아니면 캐릭터가 그 순간에 다시 갖게 된 주체성을 표현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김동은   일단 저는 제가 쓴 모든 캐릭터에 대해 연민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영화의 결말을 연민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니에요. 인물이 극의 초반부터 계속 하락하다가 태양을 바라보고 각성하게 되죠. 결말도 그 부분의 초현실적 반복 변주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결말에서 태양이 나오기도 하고 빛을 중요하게 다뤘는데요. 해가 진다 해도 사실 하루가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민재가 돈을 잃고 직업적으로 명예를 잃고 모든 것을 잃어도 그 사람의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Life Goes on'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가 앞으로 만들 모든 영화의 세계는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10점의 비하인드
 관객 4   <과녁은 어디에>에서 현실적으로 궁금한 점이 영화를 보면 과녁에 10점도 확확 꽂히고 하잖아요. 그 부분은 어떻게 연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동은   강남에 양궁 연습장이 있는데 자주 방문해서 사장님과 친해지고 자문과 장비 대여, 활 쏴주는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잘 쏘시지 않는 것 같아요. 원래는 정확히 일자로 탁탁 들어가야 하는데 아마추어같이 살짝 옆으로도 튀어서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감사했습니다.
 관객 4   활을 쏘고 나서 원하는 점수가 안 나오면 NG가 되잖아요. 다음 테이크 갈 때 자국이 남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김동은   혹시 과녁에 자국이 신경 쓰이셨나요?
 관객 4   아니요.
 김동은   다행이네요. 그게 보이면 영화가 망한다고 생각했어요. 9점하고 10점 사이에 꽂히는 샷이 있었는데 거기서 모든 과녁지를 다 써버렸어요. 사실 마지막에 찍어야 했는데 그 장면부터 시작해서 잘 찍으려고 하다가 종이를 계속 교체했어요. 구멍이 제멋대로 나버려서 나중에 CG로 지우자, 생각했는데 편집을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냥 두었습니다.
애정하는 장면
 관객 5   <첨벙>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 세은의 클로즈업이 인상적이었어요. 최근에 본 단편 중에서도 단연 인상적이었는데, 연출하면서 분장이나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허다희   폐경을 고백하는 클로즈업 장면을 저도 굉장히 애정하는데요. 저는 가장 큰 이유가 배우의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폐경을 말하기 전에 더듬거리는 입 모양과 얼굴의 근육이 굉장히 잘 보이는데 그 부분이 감정 전달에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요. 그리고 분장은 전반적으로 주인공 얼굴에 홍조를 유지해서 폐경의 복선을 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초반부터 홍조기가 있게 분장했는데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관객 5   감독님이 좋아하는 장면이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허다희   저는 세은이 다이빙하기 직전의 대칭으로 촬영한 풀샷 장면을 제일 좋아합니다.
수영복과 새벽
 관객 6   <첨벙> 주인공이 처음에는 낡고 평이한 수영복을 입는데 후반에는 붉고 화려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입잖아요. 평범하고 낡은 것과 화려한 것의 대비를 주려고 하신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수영하는 장면을 다양한 샷으로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는데, 수영에 배영이라든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자유형으로 하신 것에 의도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주신 엽서에 주인공의 수영복 입은 뒷모습이 담겨 있는데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거든요. 혹시 이 샷이 마음에 드셔서 엽서로 제작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허다희   수영복은 주인공 세은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빨간색이 상징하는 의미도 있지만 말씀해 주신 화려한 디자인이 이번에는 달라져야겠다는 세은의 의지를 표명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도 다양한 영법을 생각해 보긴 했거든요. 그런데 수영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각인되는 메인 시퀀스인데 화려하게 영법을 바꿔가면서 수영하는 게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느낌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자유형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더 살아서 그걸 좀 고집했습니다. 그리고 엽서는 제가 의도한 건 아니고, 오!재미동에서 예쁜 장면을 골라주셨어요.
 관객 7   허다희 감독님. 영화에서 새벽 시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새벽에 수영장을 가서 촬영하신 건지 아니면 그 느낌을 살리신 건지 궁금합니다.
 허다희   실제로는 수영 센터 휴관일에 통째로 빌려서 찍은 건데 그중 6시간 정도 수영장 장면 촬영을 했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아침부터 낮까지였는데, 그 소스를 가지고 후반 작업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화살을 쏘는 사람
 관객 8   김동은 감독님, 활시위를 입에 대는 자세가 초보자들에게 굉장히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배우분들이 직접 하시더라고요. 연습을 꽤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얼마나 연습하셨고 실제로 화살이 얼마나 날아갔나요?
 김동은   주연인 금해나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연습을 두 달 정도 하셨어요. 연습을 매일 나가시더라고요. 약간 액션 연기로 특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가 봐요. 배우님께서 운동도 잘하시고 실제로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 정도로 연습하셨어요. 그래서 촬영하는 데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조연 배우님은 초등학교 양궁 선수 출신이라서 운명처럼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8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의 라이벌이 화살을 쏜 건가요? 아니면 상상인가요? 그리고 라이벌이 영화 중간중간 핸드폰을 보는 장면에 의미가 있을까요?
 김동은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에요. 핸드폰을 보는 건 경기가 지루해졌다는 단순한 의미였고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화살은 본인이 쏜 화살이 본인에게 날아왔다고는 생각해요. 정답을 말하면 안 되지만 저는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수영으로 이어지는
 관객 9   <첨벙>과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에 나오신 하승연 배우님께서 참석하셨는데 질문하고 싶습니다.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에서 마지막에 수영과 관련된 대사를 할 때 관객분들이 많이 웃으셨어요. <첨벙>과 연결되어서 그런 것 같은데 두 영화의 촬영 순서와 찍으셨을 때 소감이 궁금합니다.
 하승연   <첨벙>은 6~7월에 찍었고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을 11월에 찍었어요. 사실 찍을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보면서도 그 부분은 파악 못 했어요. 저는 수영을 잘하긴 합니다.
캐스팅 비하인드
 관객 10   허다희 감독님, 배우님들을 캐스팅할 때 어디에 주안점으로 두고 캐스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허다희   프리미어 상영을 할 때도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좋은 선택을 했구나' 느꼈어요.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얼굴의 합이었어요. 비슷하지 않고 각각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배우들을 원했고요. 주연들뿐만 아니라 남편 배우나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캐스팅했어요. 저보다 캐릭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주시는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조현나   답변 감사합니다. 김동은, 윤혜영 두 감독님도 캐스팅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이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윤혜영   저는 이 영화를 명은의 성장 서사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팍팍한 세상 속에서 타인을 믿지 않게 된 명은이 선우를 만나면서 점점 변해가고 나름 성장을 하는 이야기라고요. 그래서 선우의 천진난만함을 잘 표현해 줄 분이 필요했어요. 손상준 배우님은 프로필부터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고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만나 봤을 때도 정말 좋았고요. 사실 선우가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여러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부분을 잘 표현해 주실 것 같아서 캐스팅하게 되었고요. 명은 역할의 하승연 배우님은 마지막에 프로필을 받았는데 사실 그전까지 마음에 딱 들어오는 분이 없었어요. 하승연 배우님이 마지막에 딱 찾아와 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김동은   제가 영화에서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숭고함이라는 낯선 감정이어서 그런 얼굴을 찾아서 금해나 배우님을 이미지 캐스팅을 했어요. 캐스팅하고 보니 연기를 잘하고 유명하신 분이더라고요.
<첨벙>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관객 11   <첨벙>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어떻게 보면 폐경이라는 게 누구에게도, 남편에게조차도 쉽게 말 못 할 고민이었는데 그게 전화위복이 되어서 그 덕에 취업이 된 거잖아요. 그 부분이 저에게도 위로의 메시지처럼 느껴져서 참 좋았거든요. 궁금한 점은 세은이 예전에 수영했다가 지금은 수영장 청소를 한다는 게 그 주변에 계속 있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궁금해요. 어떻게 생각해 보면 있고 싶지 않은 공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허다희   그 지점은 제작 단계에서도 스태프들 간에 이견이 있었던 부분이에요. 제가 세은을 그 공간에 두었던 이유는 계속 수영을 놓지 못했던 인물이라고 생각해서였어요. 만약 세은이 그 공간에 없었고 아예 수영에서 손을 뗐었으면 지금의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서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조현나   스태프들과 어떤 이견이 있으셨어요?
 허다희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설정 같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반면에 저는 이 설정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관객 12   <첨벙>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어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수영장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팀장님께 하나하나 검사받아야만 하는 청소 일을 하는 세은은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았고요. 그런데 말하기 힘든 폐경이란 단어를 쓰면서까지 그러한 회사에 들어갔어야 했을까 싶었어요. 세은 전에 면접을 봤던 지원자는 수영 지도 경험도 있는 것으로 그려졌는데, 육아휴직이 필요 없다는 이유만으로 세은이 합격한 것은 여성들은 임신하지 않아야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절망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감독님은 여성들의 일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임신할 거니까 일을 하면 안 되지.', '아기를 가졌으니까 회사를 그만둬야지.' 처럼 느껴졌어요. 영화를 준비하시면서 어떠한 자료 조사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허다희   저도 말씀하신 것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이야기가 제 경험이 조금 담겨 있는 이야기고, 그것에서 이야기를 확장했다 보니까 제 시각에서만 바라봤던 것 같아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도 이 영화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의 마지막에서 세은이 다이빙하고 나서 암전이 됐을 때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이지?'하고 세은의 고민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놓여 있는 상황이 어떤지를 생각해 봤으면 했던 것이 제 의도였습니다.
 조현나   세 분께 마지막으로 공통 질문드릴게요. 단편영화 개봉극장에서 만난 분들을 같은 작품으로 다른 영화제에서 뵙기도 하고 혹은 감독님들의 차기작을 만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서 관객분들이 세 분의 차기작을 꼭 기대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음 계획을 여쭤보는 편이에요. 짧은 시놉시스여도 좋고 아니면 관심 있는 주제 정도만 말씀해 주셔도 좋아요. 차기작 계획 혹은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윤혜영   차기작을 정말 하고 싶고 아이디어도 있는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어쨌든 <로얄 팰리스 센트럴 주차장>은 좀 사회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만들었던 영화예요. 그러다 보니까 다음 작품도 비슷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밑에서 올라가고 싶어 하는 사람의 이야기인데요. 조금 더 이미지적일 것 같아요.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상류층과 하류층이 다르게 진화해서 신체적으로 나타나는데 하류층이 상류층의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어요.
 허다희   저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글을 쓰거나 영화를 만들 때, 어두운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다음 작품은 좀 더 밝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김동은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정의로운 사람은 아닌데,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이야기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소수자들의 사회적인 실종을 물리적인 실종으로 비유한 장편을 썼는데 이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열심히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조현나   감독님들의 차기작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늘 GV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긴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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