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영화 Cinema as events
상영스케줄
3월 16일(금)
5시 2001년 9월 11일
7시 30분 경계도시
3월 17일(토)
3시 가늘고 푸른 선
5시 평범한 연인들
3월 18일(일)
2시 2001년 9월 11일
4시 30분 알제리 전투
7시 미친 시간
3월 20일(화)
5시 평범한 연인들
3월 21일(수)
5시 가늘고 푸른 선
7시 경계도시
3월 22일(목)
5시 미친 시간
7시 알제리 전투
상영작 정보
알제리 전투 The Battle of Algiers(프랑스, 1966, 121분, 질로 폰테코르보)
가늘고 푸른 선 The Thin Blue Line(미국, 1988, 101분, 에롤 모리스)
경계도시 The Border City(한국, 2002, 80분, 홍형숙)
2001년 9월 11일 September 11(영국 외, 2002, 134분, 켄 로치 외)
미친 시간 Mad Minutes (한국, 2003, 80분, 이마리오)
평범한 연인들 The Regular Lovers(프랑스, 2005, 178분, 필립 가렐)
영화는 시간에 기대어 있는 사건입니다. 그 이유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하나의 본질적인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바꾼 책 대신 이제 인생을 바꾼 영화에 대해 말합니다. 인생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면 영화는 시시껄렁한 시간 때우기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사건으로 기능하지는 못하지만 특정한 상황, 맥락에 따라 그 영화는 관객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재미동 3월 상영전은 영화를 사건과 병치시키는 작품들을 선택했습니다. 상영되는 6편의 작품들은 특정한 상황, 이를테면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영화들은 자신의 영화적 공간을 역사화 시키고 관객들에게 일종의 선택을 강요합니다.
여기 작품들이 모든 관객들에게 사건이 되진 못할 겁니다. 1968년 유럽 어딘가에서 있었던 혁명은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진 못합니다. 알제리 독립 운동은 일제 시대 독립운동보다 여운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영화 매체는 그러한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강한 경험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911 테러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2001년 9월 11일>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아니라 세계 시스템 내부에서 이 사건을 다룹니다. <경계도시>는 한국 정권이 냉전 구도 안에서 어떻게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구축했고 선택을 강요했는지를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중간인’을 통해 사유합니다. <가늘고 푸른 선>은 진실에 대한 탐색이 영화의 허구성을 넘어 실재와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프랑스 1968년 혁명에 대한 오마주인 <평범한 연인들>은 혁명적인 에너지가 오늘날 어떻게 허무주의로 전이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정치영화의 고전인 <알제리 전투>는 이후 코스타 가브라스와 같은 감독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미친시간>은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의 야만성을 1960년대부터 진행된 한국의 폭력적인 근대화 과정과 병치시키고 있습니다.
영화 매체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범주 안에서 포착될 수 없는 것을 영화적 공간 안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영화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제안입니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은 관객의 몫입니다.
*작품 수급 상황에 따라 상영작이 사전예고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관람하러 오시기 전에 홈페이지 공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02-2273-2392 임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