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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담요를 입은 사람들>을 봤습니다. 돈을 하나도 쓰지 않고 살아가는 ‘0원 살이 프로젝트’의 여정을 담은 영화인데요, 감독의 경험을 더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어 영화보다 먼저 출간된 책 『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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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국에서의 쳇바퀴 같은 삶에 염증을 느끼고 영국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권위적인 조직문화와 과도한 업무는 계속되고, 상사와 갈등을 빚다가 결국 해고를 당하고 맙니다. 작가는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 우울의 날들을 보내지만, 한 달 방값만 150만원인 런던의 물가는 그조차 사치일 뿐입니다. ‘그냥 이렇게 숨만 쉬면서 살겠다는데 돈이 없으면 그것마저 안 되는 거야?’라는 생각은 분노로 바뀌고, 작가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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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그 자체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돈이 없어도 살아갈 방법이 있지 않을까? 돈을 벌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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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0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공동체를 찾아갑니다. 친환경 공동체 팅커스 버블에서 손노동으로 집을 짓고, 빈집을 점거하여 살아가는 스퀏터와 함께 생활하며,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져 먹거리를 찾는 스킵 다이빙을 합니다. 유목 인디언이 추구하는 평화와 연결의 가치를 지향하는 레인보우 개더링에 갔다가 히피들과 함께 카라반을 타고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유랑을 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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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시스템에 저항하는 극단적인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며 논쟁을 벌이고, 공동체에 섞이지 못한 채 이방인처럼 주변을 맴돕니다. 때때로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감도 찾아오고, 본질적인 외로움과 공허함에 괴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기적처럼 마주한 여러 인연과 그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점점 변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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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를 닮은 형제가 이야기를 끝냈을 때, 나는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 이들은 이후에도 한참 동안 사랑, 기적, 마법, 믿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정신이 혼미했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허풍이라고 하기에 이들의 언어는 진실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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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넘치는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울컥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이 지구에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정말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었다는 것,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을 믿고 싶어집니다. 작가의 삶을 깊이 흔들어 놓은 2년간의 ‘0원 살이’ 여정에 여러분도 함께 해보시길 권합니다. 어쩌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볼 수 있는 작은 단서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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