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10대, 20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자기 계발 트렌드가 ‘브레인 해킹(Brain Hacking)’이라고 한다. 뇌 사용률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일정한 루틴 속에서 반복된 훈련을 거듭하는 것, 뇌의 최적화를 노리는 셈이다. 그 루틴에는 자극에 적극적으로 노출되는 시간 혹은 자극에 적극적으로 멀어지는 시간 등이 의도적으로 배치된다.
필자의 MBTI는 현실주의자라고 묘사되는 ‘ISTJ’ 유형이다. 공식 사이트에서는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의 발언을 인용해 ISTJ 유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활용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렇다. 필자는 주어진 것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브레인 해킹’이라는 테마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최적화하여 활용한다는 것은 소요 되는 필요 가동 시간을 줄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에 오로지 딱 4시간만 글을 쓴다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의 의도도 어쩌면 이와 비슷할지 모른다. 특수한 상황에 처할 때 가동 시간이 유난히 오래 걸리는 날을 피하는 것, 애초에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지 않거나 불가피하게 마주하더라도 그것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
매력적으로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 ‘본질’에 더 가까울 수 있으려나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영국의 전 총리인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가 평소의 생각과 말에 주의하라고 역설한 것에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튀어나올 수 있는’ 본질을 들키지 말라는 저의가 숨어있기도 하니 말이다.
이에 필자는 이번 란을 빌려 국내 독립 단편 영화들 중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 인물의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최적화에 실패하고 끝끝내 본질을 들키고 말려나. 분명한 건 그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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