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재미동> 자유게시판

저는 3년 전, 독립영화워크숍 설명회에서 처음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 순간을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추운 겨울, 충무로에 위치한 조금 허름한 강의실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들으러 온 동기들이 있었고 어딘가 괴짜 같은 이 곳에서 영화와의 인연을 맺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독립영화워크숍은 제가 무언가를 배우려 진심으로 애쓰고 마음을 쏟았던 몇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저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함께한 동기들 역시 모두 반짝이는 눈빛으로, 필사적으로 이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누군가의 권유나 필요에 의해 억지로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영화를 배우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간이었기에 모두가 진심을 다해 각자의 3개월을 채워갔습니다.
물론 3개월 동안 밀려오는 과제와 강의가 벅차기도, 며칠간 밤을 새며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이 말도 안 되게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3개월 조차 제대로 버텨내지 못 한다면, 분명 워크숍 이후 어떤 영화 현장을 가더라도 버티지 못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3개월을 후회없이 채우고 나서야, 워크숍 이후에 계속 영화와의 인연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 저에게 남은 것은 ‘내가 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가’에 대한 분명한 이유였습니다.
단편 영화를 ‘공동 작업’으로 완성하면서, 수많은 변수들과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과 극복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지친 와중에도 영화의 한 컷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팀원이 진심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반짝거리는 순간이 결국엔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이유가 되었고 워크숍이 끝난 이후에도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독립 영화 워크숍을 통해 배웠던 지식과 경험들은 이 곳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비 전공자이며 관련 경험이 없는 제가 영화 산업에서 일하기 위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은 독립영화 워크숍이었습니다. 워크숍 동안에 수행했던 과제들과 단편 작업들은 다른 영화 현장에서도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물론 상업 영화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워크숍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또 다른 세계였지만, 저는 종종 독립영화워크숍 카페에 들어와 제가 작성했던 과제들을 복기하며 방향을 다잡기도 했습니다. 결국 현재 과정에서 내가 참여한만큼, 그 다음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카드도 달라집니다. 그러니 동기들과 강사님들, 그리고 강의 시간을 소중히 잘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아마 워크숍 동안에 후회없이 쏟아 부어낼 만큼 몰입해 참여했다면, 워크숍이 끝난 시점엔 본인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영화와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었지만, 독립영화워크숍을 수료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여전히 영화와의 인연을 이어가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마다, 종종 독협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립니다. 여러분들도 진심으로 몰입한 시간 뒤에 따라오는 것들이 얼마나 값진 지,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지난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으로 공개된 https://cafe.naver.com/inde1990 에서 퍼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