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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단편영화 개봉극장 2025.11. '함께라면'
  • 드라마  |  2025  |  64분  |  한국
  • 감독 김수현, 박경윤, 김소연
  • 등급 12세
  • 상영일 : 2025.11.13~2025.11.15

GV

 
관객과의 대화 GV 2025.11.15. sat.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타리의 한철> 감독  김소연   <문래의 빛> 감독  박경윤   <자매의 등산> 감독  김수현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조현나 
 조현나   반갑습니다. 다들 영화는 재미있게 보셨나요? 오늘은 함께여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작품들을 보셨는데요. 다들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감독님들 차례로 인사와 함께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김수현   <자매의 등산>을 연출한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박경윤   저는 <문래의 빛>을 연출한 박경윤이라고 합니다.
 김수현   안녕하세요. <로타리의 한철> 연출한 김소연이라고 합니다.
자매와 등산, 그리고 수화
 조현나   김수현 감독님께 먼저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자매의 등산>에서 자매가 갈등을 겪고 해소하는 것과 산을 오르내리는 상황이 닮아 있다고 느껴졌어요. 이 두 요소를 엮게 되신 계기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김수현   단편이라는 형식을 잘 활용하고 싶었어요. 짧은 시간 내에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있고, 그것이 시각화됐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자매의 관계와 등산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던 것 같아요.
 조현나   그리고 수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배우님들께서 수화를 익히는 시간이 꽤 걸리셨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이 어떠셨는지 얘기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수현   배우 두 분이 오늘 자리해 주셨어요. 심해인 배우님, 강진아 선배님 모두 사전 수업에  참여해서 수화를 먼저 익혔습니다. 심해인 배우님은 준비 시작할 때부터 따로 공부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수어 선생님께서 지도를 해 주시고, 배우님들이 익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저는 비언어적인 표정이나 뉘앙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리딩을 했습니다.
 조현나   물론 제가 수화는 모르지만, 방금 말씀하신 비언어적인 표현을 배우님들이 너무 잘 해 주셔서 잘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문래를 담기 위해
 조현나   <문래의 빛> 경윤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감독님은 '문래' 라는 공간을 원래 좋아하셨나요?
 박경윤   문래를 사실 시나리오 쓸 때 처음 가봤어요. 가보니 공간 자체가 이질적인 것들이 섞여 있고, 낮과 밤에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서 여기서 꼭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많이 바뀔 것 같아서 그전에 영화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현나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공간을 보여주는 인서트 샷이 굉장히 많다는 점인데요. 아마 영화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인서트 샷을 촬영하셨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 지금의 인서트들을 넣으신 이유와 이 공간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으셨는지도 말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경윤   영화를 준비하면서 철공 작업자도 아니고 음악가도 아닌 제가 이 영화를 찍을 자격이 있나 많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그 공간에 있는 분들의 순간을 그대로 담고 싶었어요. 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문래의 낮과 밤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포인트들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낮과 밤의 빛 같은 것들이요.
 조현나   저도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문래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의 의도가 영화에 잘 드러났네요.
다시 횡성으로
 조현나   옆에 계신 <로타리의 한철> 소연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감독님 가족의 이야기를 담으셨는데 어떻게 영화를 시작하게 되셨는지부터 여쭙고 싶습니다.
 김소연   강원도 횡성에 있는 로타리 슈퍼라는 공간을 담았는데요. 새벽에 파라솔 자리에 단골 손님들이 모여요.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아니라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를 피우러 오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분들을 보면서 이 새벽을 담아보고 싶다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리고 영화 속에 한철과 종명, 소연 그리고 단골 손님들이 나오긴 하지만 로타리 슈퍼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조현나   감독님의 인터뷰를 읽어보았는데 계속 횡성에서 작업을 하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횡성이라는 공간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소연을 직접 연기를 하실 때 탈강원도라는 뜻인 '탈강'이라는 대사를 하셨는데, 어쩌면 감독님께서 학창 시절에 실제로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횡성으로 돌아가서 로타리 슈퍼라는 가장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게 된 계기까지 두 가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김소연   대학교를 들어가고 처음 영화를 찍겠다고 했을 때, 어디서 찍어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요. 제가 제일 잘 아는 공간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었어요. 잘 아는 공간이니까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담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횡성에서 찍었어요. 왜 자꾸 횡성으로 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도시보다 횡성의 배경을 담아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탈강'을 하고 싶었는데 왜 다시 돌아가서 찍게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조현나   감독님들 중에서 공간에서 시작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아마 감독님께서도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작품을 계속해 나가시다 보면 알게 되실 거고 관객인 저희도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날을 제가 기대해 보겠습니다.
문래의 음악
 조현나   다음으로 경윤 감독님께 질문드릴게요. 음악 작업을 할 때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대중을 상대로 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면 더 잘 풀릴 수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리고 아주 집요하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려는 고민 같은 게 인물에게서 잘 느껴졌거든요. 그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경윤   일단 문래라는 공간과 주인공이 같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거든요. 예전부터 쌓여왔던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매력들이 인물과 교차해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캐릭터가 나온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조현나   주인공이 말이 많지는 않지만 어떤 뚝심 같은 게 느껴져서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온 노래들, 민형의 노래가 굉장히 좋았는데요. 크레딧을 보니까 실제로 작곡을 하신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작업 과정이 이루어지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박경윤   김일두 선생님의 '문제없어요'가 마지막에 민형이가 지안이한테 불러줬던 노래고,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곡이 민형이가 지안을 떠올리면서 작곡한 곡이에요. 실제 저희 학교 선배님께서 만들어 주셨어요. 공간을 같이 많이 가보면서 이 공간의 소리들을 어떻게 하면 잘 담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방법을 고민해서 작곡을 해주셨어요. 저는 작사를 같이 했습니다.
 조현나   작사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도 있으세요?
 박경윤   사실 작사라는 걸 처음 해봤어요. 제가 민형이 됐다고 생각하고 지안을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불과 빛과 흉터 같은 것들로 한번 써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작사는 처음이어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조현나   제목도 그렇고 가사도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잘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복수 그리고 노래
 조현나   저는 <자매의 등산>에서 민준을 사이에 두고 자매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좋았어요. 동생이 듣지 않았으면 하는 말을 언니가 커트해주기도 하고, 반대로 민준의 불운을 비는 말을 수화로 전하잖아요. 그런 게 재미있었는데 그 대화 씬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얘기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수현   이 영화가 장르적인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저는 그게 복수극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랬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복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지점에서 농인 동생과 코다 언니라는 특수성을 이용하고 싶었어요. 자기만 생각하는 남자는 절대 알 수 없는, 서로를 이해하는 두 사람만이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조현나   은지가 노래하는 장면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장면 연출할 때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을 공유해 주신다면요.
 김수현   진짜 고민이 많았는데 어떻게 다가갈지 확신이 안 들었어요. 슬픔이라는 정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이 상황을 활용하는 것처럼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걱정이 있었고 그래서 자문을 많이 받으러 다녔던 것 같아요. 실제로 코다 분들의 자문을 많이 받았는데 제가 이런 걱정을 이야기 하니까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게 비장애인분들에게만 익숙한 게 아니고 농인분들도 노래방도 가고 즐긴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박자를 맞추기 위해서 화면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장면을 덤덤하게 찍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샷을 미니멀하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사실 배우님께 많이 기댔는데요. 그래도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어요. 언니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 사실 민망하잖아요. 그 민망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저희 스태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해인 배우님 노래하는 걸 지켜봤거든요. 그래서 끝나고 너무 민망하셨다고 하셨어요. 그런 식으로 현장에서 디렉션을 했습니다.
 조현나   감독님의 고심과 노력 때문에 그 장면이 더 잘 와닿았던 것 같네요. 은지에게도 언니 앞에서 노래하는 그 순간이 굉장히 특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서 영화로
 조현나   <로타리의 한철>에서 낡은 물건들이 연달아서 등장을 하잖아요. 혹시 그런 상황들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 바탕이 되었는지, 그리고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도움을 주는 상황 같은 것들도 과거의 일에서 가져오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소연   사전에 할아버지,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나눴었어요. 실제로 오토바이가 망가져서 새로운 오토바이를 사기도 했었고, 냉장고 같은 경우에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망가진 적은 없었는데 음료 냉장고가 망가진 적이 있었다 하더라고요. 그런 걸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실제로 할아버지,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도와주러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자주 놀러오시긴 하세요. 슈퍼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있는 것을 아시니까 놀러 오시는 그런 모습들을 봤어서 그것도 영화에 나오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조현나   에피소드를 잘 구성한다면 일일 드라마처럼 끝없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캐스팅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분들이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굉장히 궁금하고, 가족분들의 영화에 대한 소감도 궁금해요.
 김소연   사실 처음에는 가족들과 찍을 생각이 없었어요. 아무리 오디션을 봐도 로타리 슈퍼 카운터에 앉아 있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원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있었던 공간이니까 가장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들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기로 결심을 했어요. 아버지에게 먼저 제안을 드렸는데 "할아버지가 하면 하겠다." 하셔가지고 할아버지를 찾아 갔는데 생각보다 흔쾌히 OK를 해주셨어요. 에피소드를 조금 풀어보자면 카메라 앞에 처음 서보는 가족들과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똑같은 연기를 계속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로타리 슈퍼가 오거리에 있어서 차가 많이 지나다니거든요. 저랑 아빠가 첫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스무 테이크 넘게 갔었어요. 감사하게도 아버지와 할아버지 둘 다 크게 화 안 내시고 임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조현나   아버님이나 할아버님께서는 영화를 보시고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김소연   영화가 이렇다 저렇다는 없으셨는데, 할아버지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즐거우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하자고 말씀하셨어요.
 조현나   또 함께 작업할 계획이 있으세요?
 김소연   사실 제가 졸업 영화를 여름에 찍었어요. 이번엔 주인공은 아니시고 단역 느낌으로 함께 했습니다.
 조현나   할아버지의 꿈이 이루어졌네요.
침범하지만 문제없어요
 관객   <문래의 빛>에서 궁금한 점이 두 가지 있는데요. 먼저 노래를 선택한 이유나 그 정서 같은 것이 궁금하고요. 그리고 영화를 볼 때 침범 당하는 느낌이 컸어요. 집을 보러 올 때나 집을 나가게 되는 장면 같은 것들에서요. 그 부분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경윤   제가 시나리오 쓸 때 문래동에 관한 다큐를 봤어요. 거기서 김일두 선생님의 '문제없어요'라는 노래가 쓰였는데요. 시나리오 쓰면서도 그 노래를 계속 듣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가사도 그 공간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노래를 꼭 주인공 민형이가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안이를 위로해 주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침범은 하나의 틀을 만들고 그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민형이가 자기만의 공간을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인물이잖아요. 작업을 하려고 하면 외부인이 와서 신발을 신고 들어가면 안 되는 공간까지 들어간다던가, 허락을 받지 않고 침대에 올라간다던가, 이런 침범의 이미지를 계속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문래동을 많이 갔는데 철공 단지가 키가 큰 아파트들 사이에 있더라고요. 뭔가 위협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언젠가는 철공 단지도 작아져 갈테니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관객   좋은 작품들 잘 봤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N차 관람하고 싶네요. <문래의 빛> 박경윤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이, 계속 음악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시겠지만 최근에 개봉했던 독립 영화 장편에서도 김일두 가수님의 '문제없어요'가 나와요. 거기에서는 김일두 가수님께서 직접 등장을 하시고요. 그래서 노래가 나왔을 때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혹시 캐스팅이 어려우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박경윤   김일두 선생님 노래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 갔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직접 곡을 쓰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연락처도 주고받고 계속 연락을 하면서 영화를 준비했는데요. 사실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출연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여쭤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시나리오나 제가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응원해 주셔서 즐겁게 작업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매의 연기
 관객   저는 <자매의 등산>이 굉장히 연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배우가 수화를 하고 중간중간에 소리가 들어가는 연출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연출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김수현   연극적이라고 표현해 주신 부분에 동의가 되는 게 실제 농인분들이 수어를 하실 때 비언어적인 표현 방식으로 뉘앙스를 전달한다고 하더라고요. 화가 났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지 같은 것들이요. 연기를 해 주신 두 분 모두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써주셨고요. 제가 특별히 말씀드린 건 아닌데 편집하면서 느꼈던 것이 강진아 배우님의 수어 연기와 구화 연기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수화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더 강하고, 구화는 굳이 표정으로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이 되는 그 차이를 배우님이 표현해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질문해주신 분도 그렇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관객   <자매의 등산> 배우분들이 오셨다고 해서, 배우분들이 내러티브를 어떻게 생산했을까가 궁금해졌어요. 답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강진아   일단 감독님께서 인물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극중 대사에도 나오듯이 제가 연기한 언니 미정은 어릴 때부터 은지가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님의 의사소통을 대신하는 존재로 생활을 해왔어요. 감독님께서 예를 들어주셨던 것 중에 이를테면 아주 어린 나이에 결정 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잖아요. 세금이나 집을 알아보는 것 같은 그런 것들도 어린 시절에 경험해야 했던 미정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정작 내 이야기보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먼저 전해야 되는, 그리고 동생이 태어난 후에는 동생의 이야기까지 전해야하는 환경에서 자라왔고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자매들은 확실히 언니가 조금 더 챙겨주는 부분이 있는 듯해서, 엄마를 대신하는 역할도 많이 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심해인   저는 인물을 구축할 때 그 사람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 그 사람을 이루는 가장 큰 원 같은 것을 정하는 걸 좋아해요. 은지한테 다가갈 때는 언니와의 관계를 많이 파보려고 했어요. 은지가 언니와 지내면서 진짜 부족함 없이 컸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품 시작할 때 감독님께서 이길보라 감독님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들 보고 참여해 달라고 하셨어요. 그 작품에도 나오듯이 코다 가족분들끼리 있을 때는 부족함을 전혀 못 느낀다고 해요. 그런데 청인 사회에 나오면 갑자기 소수자가 돼서 의도하지 않은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은지도 슈퍼맨인 언니랑 같이 있을 때는 정말 행복했겠다 싶었어요.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언니가 많이 지켜줬을 거고, 언니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언니가 파혼을 당하게 되면서 그게 폭발했을 것이고 산에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큐 같은 극 영화
 관객   <로타리의 한철>을 보면서 다큐 같은 극 영화, 극 영화 같은 다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영화들을 보면 항상 질문하게 되는 게 100% 시나리오 였는지, 처음 연기하신 분들이니까 시나리오대로 연기를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소연   일단은 시나리오가 있었고요. 비전문 배우로 결정하기 전에는 시나리오가 달랐어요. 원래는 조금 더 사건과 갈등이 있고, 감정적인 요소가 있는 시나리오였어요. 그러다 비전문 배우인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작업을 하기로 결정을 했을 때, 두분이 완벽하게 암기하는 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맞춰서 바꿨어요. 시나리오를 다시 쓰는 과정에서 할아버지, 아버지와의 사전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서 시나리오를 재구축 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섬세하게
 관객   <자매의 등산> 감독님, 아무래도 음성 언어가 아니라 수어로 두 배우가 소통하다 보니 주변의 새 소리나 바람 부는 소리, 특히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캐릭터의 존재감을 관객들이 느끼게끔 해준 것 같아요. 사운드적으로 어떻게 연출을 하신 건지 궁금하고요. 아무래도 수어로 대사를 전달해야 되다 보니까 미정을 보여주고 싶은 장면에서도 수어를 하는 은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편집이나 촬영 단계에서도 고민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수현   제가 후반 작업을 하면서 엄청 고민했던 두 지점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사운드는 기사님과 자연스러운 옷소리와 입소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했어요. 그래서 소리를 추가하기보다는 노이즈를 최대한 줄여서 수어를 할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소리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믹싱을 진행했고요. 촬영할 때부터 수어가 무조건 담길 수 있게 샷을 구성했어요. 편집을 할 때는 촬영했던 걸 기반으로 수어가 최대한 보일 수 있게 편집을 했는데, 몇 가지 중요한 순간에는 수어를 하는 인물이 아니라 그 상대를 보여줬어요. 예를 들면 은지와 미정이 싸울 때는 수어가 거의 보이거든요. 그런데 은지가 가슴을 찌르는 말을 할 때는 미정을 보여줬어요. 그때는 영향을 받는 미정의 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리고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서 편집을 빠르게 진행해야 할 때는 빠르게 하고, 강조를 주고 싶을 때는 템포를 느리게 하면서 단조롭지 않게 해보았습니다.
 관객   사소한 것이지만 <자매의 등산>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중간에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어요. 그 장면에 인물이 많으니까 강아지가 다칠까 봐 약간 안절부절 하면서 봤거든요. 강아지는 계획을 하고 섭외를 한 건지, 아니면 절에 살고 있는 강아지인지 궁금했고요. 혹시 배리어프리 버전도 고민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김수현   어떤 영화제에서는 강아지가 AI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실제 강아지인데요. 현덕사에 살고 있는 당시 20살이 넘은 강아지였고 사실 출연 계획이 없었어요. 근데 촬영할 때 갑자기 강아지가 스타트 지점에서 나와서 달려가는 거예요. 그 테이크 끝나고 바로 오케이를 했는데, 스태프분이 와서 강아지 나오는 거 봤냐고 감독님이 덕을 쌓으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감사한 행운이었어요. 얼마 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소식을 들었고 영화를 보면서 추억했어요. 배리어 프리 버전은 지금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배리어프리 영화 위원회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자막이나 음성 해설 작업을 해서 더 다양한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이 아닌 처음
 조현나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되어서 감독님들 세 분의 끝인사 들어보겠습니다. 차기작 준비 중이거나 앞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 같은 것들이 있으시면 짧게 소개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소연   오!재미동에 처음 왔는데 지하철로 인한 떨림이 너무 좋더라고요. 주말에 와주셔서 감사하고 <로타리의 한철>은 이번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상영을 해요. 거기서 또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경윤   오늘이 오!재미동의 마지막 상영이라고 알고 있는데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주말에 시간 내서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지금 시나리오를 꾸준히 쓰고 있어서 다시 영화를 찍을 날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수현   오늘 함께 상영한 두 영화 보면서 남겨진 공간, 시대와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오!재미동을 떠올렸는데요. 너무 아쉽고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오!재미동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오늘 귀한 주말에 와주신 관객분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상영을 만들어 주신 관계자분들과 찾아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차기작으로 장편을 쓰고 있는데 좋은 모습으로 뵐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현나   감독님들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오늘이 오!재미동 극장에서의 마지막 상영이고, '단편영화 개봉극장'도 올해의 마지막 단편영화 개봉극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소회를 나누고 자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는 22년부터 단편영화 개봉극장을 함께 해왔고, 4년간 총 16번, 그리고 48편의 단편영화를 만나게 되었었는데요. 처음 단편영화 개봉극장 관객과의 대화를 맡을 때만 해도 저연차 기자였고 GV 경험이 많지 않아서 너무 긴장이 됐었습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그 사이에 저도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였지만, 항상 이 단편영화 개봉극장 오는 길은 처음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다른 영화제나 영화관을 가셔본 분들은 느끼시지만, 오!재미동 극장 공간이 크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감독님들과 밀착해서 친구처럼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분들의 표정이 다 보이는 경우가 드물거든요. 그래서 진행자 입장에서는 대화나 질문이 오갈 때의 분위기나 공기의 흐름이 변화되는 게 체감이 잘 되는 곳이라 '잘해야겠다' 그리고 '좋다'라는 설렘과 긴장 같은 것들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시간이 저에게도 굉장히 귀했던 것 같고요. 
마지막 상영이라고 하는데 저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하기가 되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이야기를 할 때도 그냥 11월 단편영화 개봉극장이라고만 얘기를 해왔었는데요. 여러분께서도 제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 이 11월 단편영화 개봉극장에서 처음의 순간을 가져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세 편의 영화를 처음 만난 분들이 계실 거고 감독님들의 이야기들도 처음 마주하신 거잖아요. 그리고 이 구성의 관객분들이 모여서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한 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각자의 처음의 순간을 가져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으로 11월 단편영화 개봉극장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언젠가 또 다 같이 모여서 영화 보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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