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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 GV 2026.05.15. fri.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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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너머> 감독 이예성 <내게 쓰인 편지> 감독 유승헌 <메트로폴리탄 라이드> 감독 김준영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조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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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안녕하세요. 조현나 입니다. 작년 겨울에 단편영화 개봉극장을 마무리하면서 언젠가 또 모여서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다행히 저의 바람이 이루어져서 굉장히 기쁩니다. 감독님들 관객분들께 인사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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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문 너머>를 연출한 이혜성입니다. 오늘 이렇게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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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내게 쓰인 편지> 연출한 유승헌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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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메트로폴리탄 라이드> 연출한 김준영입니다. 충무로역 오!재미동에서 상영한 것이 정말 뜻깊은데요. 사실 제 영화의 영감이 지하철에서 나왔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지하철 역 안에서 상영을 하는 게 저에게 굉장히 뜻깊은 경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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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먼저 준영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영감을 얻으시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하철에서 영감을 받으셨다는 게 재밌네요. 어떻게 영화 시작하게 되셨는지부터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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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우선 <메트로폴리탄 라이드>는 크게 두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꿈을 향해 올라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 제 주변에 임용고시를 준비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거나, 저처럼 예술 작품을 만들려는,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불가능해 보이는 높은 꿈을 향해서 한 계단씩 천천히 나아가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요. 그래서 닿을 수 없는 높은 층의 상징을 7891층으로 표현해서 올라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가 영화를 쓸 당시 하루에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왕복 3시간이더라고요. 계산해보니 1년에 720시간, 30일을 지하철에서 보내고 있더라고요. 그것에 '시간을 내가 낭비하고 있구나' 충격을 받았어요.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도 특별한 시간으로 보낼 수 있을 텐데 싶어서 멋진 모험으로 해석해 보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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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네. 듣고 나니 우리가 얼마나 지하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엘리베이터 내부 세트가 굉장히 세심하게 마련되어 있는데요. 세트 만드는 데만 2년 정도 시간이 걸리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제작 과정을 들려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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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재능이 많은 미술감독님이 멋있게 세트를 지어주셨어요. <스포일리아>라는 단편영화와 같은 미술감독님이세요. 특히 미니어처 세트장 제작이 오래 걸렸는데요. 오래 걸린 큰 이유가 작업실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처음 한두 달 동안 미술감독님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서 감독님 본가 거실에서 미니어처 세트를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너무 지저분하니 나가라고 하셔서 자취하는 원룸 집주인분한테 허락을 받아서 옥상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 엘리베이터 미니어처의 가로 길이가 6m 정도 되는데, 분리할 수 있게 그걸 미리 다 설계해서 옥상으로 가져가서 완성하고 학교에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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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승헌 감독님께 이어서 질문드릴게요. <내게 쓰인 편지>는 편지 한 통을 계기로 두 남매 이야기가 깊게 그려지는 영화인데요. 작품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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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이 영화는 제가 몇 년 전에 받았던 어떤 상담에서 시작되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눈을 감고 과거의 어떤 트라우마 같은 순간으로 돌아가서 그때 했어야 될 말들을 외치는 방식의 상담을 경험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저도 주인공 우리처럼 '이게 뭐하는 거지?' 생각 했어요. 그런데 몇 번 하다 보니까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얼음 같은 것이 녹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을 영화로 풀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어요. 시나리오를 쓰면서 극한의 상황에 놓이신 분들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평소에 자살 유가족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그분들을 취재하고 조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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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저도 우민이가 우리한테 대하는 것이 상담의 과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비하인드를 듣고 나니까 그 맥락이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초반부의 이야기를 여쭙고 싶은데요. 우민이 어떻게 우리에게 오라고 했고 편지를 쓰라고 했는지, 그리고 같이 그 산으로 가자는 결심을 하게 됐는지까지 영화에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를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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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어떻게 보면 우리가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와서 의지할 수 있었던 게 오빠뿐이라 오빠한테 갔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오빠가 산으로 데려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우민이는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지만 한국을 도망치듯 떠났던 동생이 갑자기 고향으로 돌아온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얘도 나랑 비슷하게 예전 그 일에 사로잡혀 있구나'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빠가 그때 함께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래야겠다 생각하고 데려갔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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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예성 감독님, <문 너머>는 형식이 재미있어요. 과거와 현재가 섞여 있고, 꿈과 현실이 모호하게 얽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형식의 영화를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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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제가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어려운 초현실적인 영화들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상실감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자 할 때 그런 방식으로 풀어나가면, 평소에 느꼈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제가 항상 가지고 있던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이런 형식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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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저는 영화에서 엄마와의 전화 통화가 인상적이었어요. 통화에서 전해지는 엄마의 말들이 영화에 불쑥 등장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과거에 어떤 맥락에서 선웅이와 그 대화를 나눴는지 이해가 된단 말이죠.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실 때, 특히 엄마의 대사를 포함해서 인물들의 대사를 어떻게 구성해 나가셨는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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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선웅이와 엄마의 대화는 제가 부모님이나 제 주변의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보냈던 순간들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어요. 저는 그 대화 자체에서 과거의 조각들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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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실제로 어머님과 나누신 대화가 바탕이 되기도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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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네,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했던 이야기들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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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어머님께서 영화 보셨나요? 어떤 얘기를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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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제 졸업 작품이어서 어머니는 졸업 작품 상영회에서 처음 보셨는데, 그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저도 쑥스러움이 많은 편이라 부모님한테 설명을 드리지 않았는데요. 기자님이 써주신 리뷰를 보고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잘 짚어주셨다고 생각해서 그걸 어머니한테도 보여드렸는데, 그걸 보고 이제 이해가 된다고 뭉클했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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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내게 쓰인 편지>에서 석희 배우님과 박종환 배우님의 합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했는데요. 두 분이 우리와 우민역에 왜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둘이 수십 년을 함께 보낸 남매 같은 느낌이 있었거든요. 두 배우님과 어떻게 상의하며 만들어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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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시나리오를 쓴 순간부터 캐스팅에 목숨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석희 배우님 같은 경우는 제가 예전에 부산영화제 갔을 때 봤던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기억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연락을 드렸는데 바로 해주신다고 했어요. 석희 배우님을 캐스팅하고 우민역을 찾았는데 남매이다 보니까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야 되잖아요. 처음에는 시골 사람 같은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박종환 배우님을 많이 추천해 주셨어요. 제가 박종환 배우님을 한 번 사석에서 뵌 적이 있어요. 물론 그때도 연기 잘하시는 건 알고 있었는데, 대화가 인상이 깊었거든요. 겉모습과 다르게 마음속에 새싹 같은 게 있는, 여리고 순수한 느낌을 갖고 계셨어요. 그게 기억이 나서 캐스팅 제안을 했고, 테스트 촬영을 해봤는데 두 분이 남매 같더라고요. 두 분 다 잘하시니까 그냥 믿고 저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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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와 우민이 언덕을 향해서 소리 지르는 장면이 되게 중요해보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과 배우들한테 어떻게 디렉팅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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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시나리오에는 사실 '외친다'라고 되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따로 설명을 안 드리고 두 배우님한테 제가 받았던 상담을 한번 받게 해드렸어요. 리허설 때는 제가 원하는 정도만큼 안 나와서 걱정을 했었는데 현장에서 촬영을 하면서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가 부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따로 뭘 할 필요 없이 이 연기를 잘 담아서 관객분들도 그걸 느끼게 편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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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테이크를 많이 가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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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네네. 목 상태도 신경써야했으니까요. 카메라 두 대로 촬영해서 두세 번 만에 찍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잘 나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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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그리고 날씨를 어떻게 체크를 하셨는지 되게 궁금하거든요. 산에 올라가기 전에는 살짝 흐리지만, 올라간 후에 비가 와요. 그리고 우리가 잠깐 내려갔다 다시 올라갔을 때는 또 개인 상태란 말이에요. 그래서 촬영 일정을 어떻게 조율을 해서 그 날씨의 흐름을 만드셨는지, 운이 따른 건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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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운이 따랐습니다. 사실 영화 찍기 일주일 전에 영화 전체를 전부 촬영하는 리허설을 했어요. 리허설 때는 비가 안 왔었는데 촬영날 비가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패닉에 사로잡혀서 산에 올라가 봤는데 비가 오니까 오히려 뭔가 부족했던 2%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안개가 끼는데 이게 얼마를 써도 못 만들 안개니까 내일 꼭 찍자고 이야기했어요. 또 비가 오니까 배우님들 연기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더 세지고, 표현이 강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다시 올라오는 장면에서는 안개가 개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장면은 안개가 개는 걸 기다렸다가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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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준영 감독님, 수빈 역에 정이주 배우님 그리고 엘리베이터 할머니 역에 황정화 배우님 캐스팅하셨는데 두 분의 연기가 정말 좋았거든요. 어떤 계기로 캐스팅하게 되셨는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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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수빈 역의 정이주 배우는 단편영화 <스포일리아>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제가 <스포일리아>를 너무 재밌게 보기도 했고 그 작품의 감독인 이세형 감독님과도 아는 사이거든요. 그분의 소개를 받아서 이주 배우님을 캐스팅했어요. 이주 배우님은 어떤 장르에도 어울리는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황정화 배우님은 필름메이커스를 통해서 캐스팅했는데요. 당시 지원하셨던 65세 이상 배우님들을 세 분 만나 뵀는데, 황정화 배우님을 마지막으로 뵈었어요. 복도 의자에 앉아 계셨는데, 영화 속 할머니의 포스가 딱 풍기더라고요. 그 표정을 보고 캐스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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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결말부에서 엘리베이터 운행할 사람이 없으니 급구한다는 안내를 주인공이 오랫동안 쳐다보잖아요. 그때 주인공이 했던 생각에 관해서 염두에 두신 바가 있으세요? 이제 출퇴근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그 할머니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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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저는 세 가지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로는 단순하게 '망했다. 어떻게 내려가지?' 였고, 두 번째로는 '평생 꿈꿔오고 젊은 시절을 바쳐 열심히 공부해서 온 회사인데 이게 다인가? 계속 이렇게 반복하면서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세 번째로 은퇴한 할머니와의 기억과 할머니는 어디로 가셨을까 하는 궁금증, 이제 은퇴를 하셨으니까 꿈을 찾아 떠나지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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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예성 감독님, 제가 선웅 역의 정다민 배우님을 어디서 봤나 생각하면서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까 작년에 개봉했던 <수학영재 형주>에 나오셨더라고요. 이 영화에서는 머리를 많이 길러서 인상이 달랐는데 정다민 배우님이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셨던 이유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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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선웅 역의 다민 배우님은 필름메이커스에 공고를 올렸을 때 지원을 해 주셔서 캐스팅하게 됐어요. 지원할 때 주신 PPT가 굉장히 간소했어서 묘한 느낌을 받았어요. <수학영재 형주>의 스틸 이미지 한 장을 올린 PPT였는데, 그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한번 만나 보았어요. 그때 제가 생각한 선웅의 느낌이랑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성격이 저랑 비슷하다고 느꼈고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져서 캐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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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그러면 선웅은 감독님이 투영이 된 캐릭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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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100% 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가 시나리오를 썼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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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 정다민 배우님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제 기억에 작년 <수학영재 형주> 최창환 감독님이 오늘 말씀해주신 것처럼 포트폴리오 자료가 굉장히 간소했다고 이야기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어떻게 두 감독님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시지 했어요. 그 작품도 그렇지만 이번 <문 너머> 같은 경우도 어머니를 찾아가는 흐름이 보였거든요. <수학영재 형주>의 주인공과 비슷한 흐름을 가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다민 배우님이 이 배역을 맡으셨을 때 어떤 반응을 하셨는지, 어떤 각오로 임하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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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수학영재 형주>에 대해서는 다민 배우님이 어떻게 느끼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작품 말고도 <외행성>이라는 작품에도 참여하셨거든요. 거기서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아들의 역할을 맡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지원을 하셨을 때도 그 연기 영상을 보내주시면서 본인이 맡았던 배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잘 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지원을 해 주셨어요. 본인이 잘 소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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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 <메트로폴리탄 라이드>에서 회사의 위치를 7891층으로 설정하고 극 중 비상 상황일 때 112를 누른다는 설정을 하셨는데 영화에서 이런 것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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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7891층은 정말 높은 숫자잖아요. 우리 사회는 계속해서 더 높은 층을 향해 올라가고 있고, 끊임없는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고 느껴서 그런 점들을 7891층으로 표현을 했고요. 왜 하필 7891인지에 대한 답변을 드리자면 이 엘리베이터의 상승과 하강을 통해서 우리 인생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인생은 올라가는 날도 있고, 내려가는 날도 있듯이 상승과 하강의 반복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래서 7, 8, 9 를 거쳐 다시 1로 내려오게 했습니다. 마치 올라갔다가 마지막에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는 수빈이의 여정처럼요. 이제 다시 올라갈 일이 남았겠죠. 그런 순환을 7891이라는 숫자로 표현했어요. 112는 두 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겠는데요. 경찰서 번호이기도 하지만, 제가 각본을 쓸 당시에 정말 치열하게 취업 준비하는 저의 친구를 수빈 캐릭터의 모티브로 삼았어요. 그 친구의 생일이 1월 12일이에요. 영화 속 수빈의 입장에서는 죽기 전 마지막 숫자로 자신의 생일을 누른다는 설정으로 각본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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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3 <메트로폴리탄 라이드> 영화에서 등장하는 장면이라든가 메타포라든가 전부 흥미롭게 봤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에 45kg 이하만 탈 수 있어서 그 옆에서 팔 벌려 뛰기를 하고 있었던 분들의 모습이었어요. 100번 넘게 팔벌려뛰기를 하고 있는데 결국 45kg 밑으로 떨어지지 못하면 그분들은 회사를 다니심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못하게 되는 건지, 잘리게 되는 건지가 궁금했고요. 이 장면에 어떤 의미를 담으셨는지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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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45kg는 우리가 원하는 걸 얻기 전에 거쳐야 되는 관문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제 생각에는 인내심 테스트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45kg로 표현했지만 딱 봐도 저 배가 나온 남자 같은 경우에는 45kg를 못 달성하지 못할테니까 '얼마나 성실한지 보자.' 하는 테스트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정말 말 그대로 45kg에 도달해야 들어가는 걸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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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이어서 질문드릴게요. 감독님의 전작이 <스탑 앤 고>라는 작품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건 신호등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가정하에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노동 환경이나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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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제가 특정 주제에 꽂혀서 영화를 만든다기보다는 20대 청년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이 영화로 나오는 것 같고요. <스탑 앤 고>는 신호등이 교통 수신호를 하는 노동자로 나옵니다. 문득 길거리에 있는 신호등을 보면서 영감이 떠올라 만든 영화예요.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한 환상으로 바꿔서 해석하고 싶은 게 있고요. 영화라는 매체가 우리에게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관객 여러분께 새로운 세상의 경험을 하게 할 수 있는 멋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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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4 <내게 쓰인 편지>에는 호주에 있는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나 엄마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 드러나 있지 않은데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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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우리 입장에서는 예기치 못하게 아이가 생겼잖아요. 자기도 엄마의 삶을 반복할까 두려워서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외부의 것들을 보고 섣불리 판단을 했어요. 그런데 오빠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고, 이제 자기가 진짜 원하는 걸 생각하게 되겠다고 생각 했어요. 그렇게 하려면 엄마와 똑같은 상황에 놓이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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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5 <내게 쓰인 편지> 에서 우민이 우리에게 "너는 도망간 거잖아."라고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근데 저는 그 오빠의 대사를 듣자마자 '도망가면 왜 안 돼?'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거든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20년 동안 그 공간에 머물러 있고,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게 오히려 더 미련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동생한테 뭐라고 하는 그 오빠가 너무 밉더라고요. 차라리 그 공간에서 벗어난 우리가 더 잘 사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대사가 들어간 이유도 알고 싶고, 우리가 마지막에 기차 타고 가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주에 있는 남자에게 얘기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건지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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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우민이 신적인 존재는 아니잖아요. 어머니가 어렸을 때 돌아가시고 우리를 잘 키우는 게 오빠의 가장 큰 목표였겠죠. 그렇게 살다가 사실상 전부였던 동생이 자기를 버리고 간 것 같다는 느낌을 분명 받았을 것 같아요. 근데 그걸 표현하지 않고 살다가 그 순간에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을 배우님들이랑도 이야기를 했고요. 그것 자체가 책망하는 것이라기보다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기 위해서 지금 내 말을 한번 들어달라는 뉘앙스로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돈을 두고 갔으니까 중절 수술을 안 했을 수도 있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로 다른 것을 생각 안 하고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면은 어떤 선택을 했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건 처음부터 정해두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돈을 두고 가는 장면이 있다 보니까 '수술을 안 하겠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돈을 갖고 가는 걸 찍었어야 되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연출 의도랑은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돈을 가져간 걸 하나 찍었어야 되나.' 이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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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6 <문 너머>에는 중간 중간 '오랜만이다'라든지 '까먹었다'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공백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의도가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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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이 영화가 사라진 엄마를 찾아가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 자체가 선웅이가 꾸는 꿈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요. 꿈에서는 기억의 조각들이 섞여서 나오잖아요. 그것처럼 선웅이라는 인물에게 있던 기억들이 조각조각 나오면서 선웅이가 그것들을 마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지금과 같이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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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이 영화에서 촬영이랑 빛을 굉장히 섬세하게 쓰셨다고 생각했거든요. 촬영 같은 경우는 클로즈업이 없지는 않지만 인물들이랑 계속 거리를 두려고 하는, 관찰하는 느낌을 많이 주려고 하셨던 것 같고요. 빛 같은 경우도, 특히 엄마 방에 빛을 계속 다르게 연출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촬영과 빛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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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엄마 방의 빛은 다양한 순간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방에서의 다양한 시간들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빛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촬영도 말씀하신 것처럼 관조적인 느낌으로 찍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 의도대로 표현이 된 건지 저는 의심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느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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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앞서 감독님이 이야기를 해 주시기도 했지만, 사라지는 것들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나 외로움 같은 게 영화 전반에서 많이 느껴졌거든요. 그런 주제에 관심이 많으신지, 앞으로도 그런 주제를 다뤄보고 싶은 욕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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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그런 주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시간이 가는 게 너무 무서워서 엄마, 아빠한테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저는 지금이 너무 좋고 행복한데 그게 어딘가로 가버릴 것 같고, 엄마 아빠가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을 항상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지금이라고 딱히 나아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항상 큰 고민거리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주제로 영화를 더 잘 만들어보고 싶고, 지금보다 성장을 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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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마지막으로 감독님들 인사를 듣고 자리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차기작 계획이 있으신지, 만약 계획이 없다면 이후에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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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지하철 역 안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게 되어서 정말 뜻깊고요. 차기작은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만화를 올리는데 @metal purpleglasses 라고 검색하시면 나오니까 관심 있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여기가 소규모 상영관이다 보니까 여기에만 보여드리고 싶은 걸 가져왔는데요. 엘리베이터 촬영할 때 썼던 미니어처 엘리베이터예요. 작은 상영관이다 보니까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끝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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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헌 시간 내어 봐주시고 관객과의 대화 끝까지 자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차기작은 장편을 쓰고 있고요. 사실 학교를 졸업해야 돼서 지금 쓰고 있던 장편의 한 부분을 따서 단편으로 만든 거였어요. 그래서 지금 쓰고 있는 장편의 절정 부분이 사라져서 다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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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성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영화와 GV 끝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충무로 오!재미동에서 상영될 수 있는 것이 정말 감사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다음 작품 계획이 없긴 한데 계속 제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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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나 감독님들이 말씀하신 차기작, 그리고 오늘 보신 세 편의 단편에 계속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요. 오!재미동 단편 영화 개봉 극장은 7월에 또 이어집니다. 그때도 많이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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