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본문 바로가기

서브메뉴바로가기

오!재미동

유틸메뉴

  • 로그인
  • 회원가입
  • 센터일정

주요메뉴

  • 아카이브
    • 이용안내
    • 영상,서적 검색
    • 추천DVD
  • 갤러리
    • 이용안내
    • 이달의 전시
    • 지난 전시
    • 창작지원
  • 극장
    • 극장소개
    • 대관 신청
    • 이달의 상영
    • 지난 상영
    • 리뷰 및 GV
  • 교육실
    • 교육안내
    • 이달의 교육
    • 지난 교육
    • 교육 자료실
  • 오!재미동
    • 공지사항
    • 오!재미동 소개
    • 찾아오시는 길
    • Q&A
    • 자유게시판
  • 공간대관/장비대여
    • 커뮤니티룸
    • 장비 대여
  • 극장소개
  • 대관 신청
  • 이달의 상영
  • 지난 상영
  • 리뷰 및 GV
궁금하신 점은 센터에 물어보세요. 문의전화 : 02-777-0421 센터 운영 : 월~토 OPEN 11:00 CLOSE 20:00

오!재미동 소식을 편하게 메일로 받아보세요!

home > 극장 > 리뷰 및 GV

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단편영화 개봉극장 2023.11. '갈핑질팡'
  • 드라마  |  2023  |  63분  |  한국
  • 감독 정인혁, 이나현, 이승현
  • 등급 15세
  • 상영일 : 2023.11.02~2023.11.04

GV

 
 관객과의 대화 GV   2023.11.03. fri.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감독  정인혁   <베이비블루> 감독  이나현   <부산에 가면> 배우  박지영   강진아 
모더레이터 씨네21 기자  조현나 
 조현나   안녕하세요. 오늘 GV 진행을 맡은 씨네21 조현나 기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비가 많이 와서 오시는 길이 힘드시진 않으셨나요? 비오는 날의 추억이 있지 않으세요? 저는 비오는 날에 자동차 극장에 갔었던 적이 있어요. 그게 제 인생 첫 자동차 극장이었는데요. 영화가 <범죄도시>라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행들과 재미있게 봤어요. 지금도 비오는 날에 그때 생각이 많이 나요. 오늘 오신 분들도 비가 와서 오시는 길이 힘드셨을 수 있지만 나중에 오늘을 떠올리며 '영화도 좋았고 GV도 재미있었지.' 하는 추억을 하나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I Know the End
 조현나   정인혁 감독님께 먼저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영화의 제목이 정말 직관적이잖아요. 말 그대로 가슴이 터지는 이야기였는데, 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인혁   저는 영화를 만들 때 이야기 보다 제목을 먼저 떠올리는 편이에요. 어떤 말을 떠올리고 그 문장 풍기는 뉘앙스를 이야기로 찾아가거든요. 장편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는데, 영화화되기에 스케일이 너무 컸어요. 그래서 짧고 간단하게 단편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찰나에 처음 떠오른 문장이 '파도처럼 부서진 내 마음' 이었어요. 
느낌은 좋은데 빅뱅 노래의 가사가 떠올라서요. 고민하다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를 생각하고 진짜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영화로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제가 쓰던 장편 시나리오의 내용을 담아가면서 만들어진 영화와 제목 입니다.
 조현나   제목이 먼저였네요. 영화를 보면서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초록색 조명을 사용하는 것을 차용하거나,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노래를 듣다가 도망치지 못하는 사람의 장면을 차용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특촬물 같은 느낌도 나서 재미있었는데, 혹시 레퍼런스로 재해석해서 가져오신 부분이 있으셨나요.
 정인혁   제가 만들어온 영화들이 영화 전체에 대한 레퍼런스는 없지만, 부분부분 오마주나 패러디를 많이 사용했어요. 언급하신 <괴물>의 장면은 촬영감독이 제안해서 재미있네 하면서 즉흥적으로 촬영했어요. 제가 썼던 장편 시나리오 자체가 1950년대 괴수 영화 <50피트 여인의 습격>이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오마주한 작품이었어요. UFO나 미니어처 모양 같은 것들은 그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노래가 레퍼런스였어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격언이 '피비 브리저스'라는 미국의 아티스트의 앨범 소개에서 나오는 글이에요. 그 가수의 'I Know the End'라는 노래를 레퍼런스로 삼았고, 영화를 준비할 때 스태프들에게 그 노래의 분위기를 풍겼으면 좋겠다고 전달했어요. 잔잔하게 시작해서 파국으로 치닫는 노래인데, 가사도 재미있고 이 영화에 투영시키고 싶어서 큰 레퍼런스로 삼았습니다.
 조현나   노래를 들어봐야겠어요. 더 재미있는 지점들이 발견될 것 같습니다.
결국 출연
 조현나   이나현 감독님께 질문 드릴게요. <베이비블루> 작품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이야기 부탁드려요.
 이나현   이 영화는 졸업 작품인데요. 사실 졸업영화를 찍기가 너무 싫었어요. 교수님께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다큐멘터리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교수님이 다큐멘터리를 하시던 분이셔서 ‘다큐의 매력을 아는구나! 해봐라.' 하셨어요. 처음에는 초단편 5분으로 기획했는데 하다 보니 길어지게 되었어요.
지금도 큰 변화는 없는데, 영화를 만들 당시에 졸업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두려움이 컸어요. 영화를 찍다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답은 못 찾았고 지금도 똑같아요.
 조현나   졸업은 무사히 하셨나요?
 이나현   졸업은 했고, 작품이 여기저기 상영되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조현나   이 영화 자체가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많이 카메라 앞에 서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들이 생각보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어색해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시는 것 같아서 그랬는데 어떠셨나요?
 이나현   그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나오지 않고 인터뷰이들만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었어요. 교수님, 스태프들 모두 다 네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모를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래도 촬영 중반까지는 저를 찍지 않았는데, 편집을 하다 보니 제가 나와야겠더라고요. 영화 초반에 제가 카메라를 엄청 의식하는 게 보여요. 오히려 각 잡고 촬영을 진행하려고 하면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편안하고 즉흥적으로 촬영을 진행했고 갈수록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작업했던 분들이 모두 다 편한 사람들이어서 편하게 대화할 때 제가 지시를 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촬영해줬어요. 제가 화면에 나오는 게 싫어서 편집할 때 괴로웠어요. 편집을 해준 친구가 색보정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여드름 좀 지워달라고 했어요.
 조현나   GV 때 이런 비하인드를 듣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영화에 감독님이 나오셔서 더 좋았습니다.
함께 부산에 가면
 조현나   <부산에 가면>의 두 배우님, 작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강진아   감독님께서 일이 있으셔서 저희가 대신 왔는데요. 지영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지만 기존에 좋아하던 배우였어요. 영화의 크레딧을 보시면 인원이 별로 없는데, 그 분들이 함께 연기를 하고 촬영을 했던 동료들이에요. 코로나가 심하던 그 시기에 무언가를 해보자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박지영   저도 코로나 때문에 활동이 없어져서 춘천에서 동생네 조카를 보고 있었어요. 그 때 진아 언니와 승현 감독님의 함께하자는 연락이 왔어요. 취지도 좋고 저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작품으로 잘 만들어서 관객 분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바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현나   실제로 부산에 가서 촬영을 하셨잖아요. 보면서 마냥 일하러 간 것이 아니라 힐링도 되지 않으셨을까 생각했어요. 부산에서의 촬영기, 기억에 남는 것들을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강진아   마냥 일하러 간 것이 맞았어요. 왜냐하면 짧은 시간 안에 찍어야했고, 감독님의 사비로 촬영을 진행해서 서울에서 장비를 빌리고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오늘 자리해주신 우영남, 조민상 배우도 참여를 하셨는데, 스태프와 배우를 함께 하고 전체적으로 제약이 많았어요. 함께 하는 것은 노는 것처럼 좋았지만 텐션은 일하는 텐션이었어요. 맞죠?
 박지영   계속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현장이었어요. 놀러가는 마음으로 갈수는 없었어요.
 강진아   돌이켜보니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조현나   모노레일을 타는 장면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고 즐기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낭만적이었네요.
진아는 지영으로, 지영은 진아로
 관객1   <부산에 가면> 배우 분들에게 여쭤보고 싶어요. 크레딧에서 역할과 배우님들의 성함을 확인했는데, 극중 이름이 실명과 바꿔서 설정되어있더라고요. 서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연기하셨는데 촬영 중에 재미있는 일이 있으셨나요?
 박지영   제천국제음악영화제 GV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었는데요. 그 때 감독님이 답변하셨던 내용을 먼저 말씀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감독님은 단지 예술을 하는 두 명만의 이야기를 넘어서 코로나 시대에 겪었던 불안, 그 속에서 힘들었던 모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사실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게 어색하고 이상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안 불렀어요. 연기할 때도 최대한 안 부르려고 언니라고 부르거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강진아   연기를 하면서 조금 민망했지만, 크게 신경은 안 쓰였는데요. 끝나고 나서 서로 수고했다고 할 때 서로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되는 헷갈림 정도였고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할 다른 작품에서도 상대역이 제 이름인 경우가 있더라고요. 
오버 액션! 디렉팅!
 관객2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감독님께 궁금한 것이 배우 분들이 재밌고 과장된 연기들을 하잖아요. 배우 분들에게 어떻게 디렉션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인혁   일단 주인공 수진과 문정은 정말 다른 연기를 해야 했어요. 수진은 정말 소극적이고 몸짓이 종잇장 같아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달릴 때도 그냥 달리는 게 아니라 뭔가 픽 하면서 가는 모습을 원했어요. 그리고 문정은 애니메이션 더빙 성우 같은 연기를 원했어요. 문정이는 외계인이라는 설정이라서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문정이 정말 오그라드는 대사와 연기 톤을 표현해야 해서 소위 얼굴에 철판을 잘 까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배우님이 오디션을 볼 때부터 엄청 잘 하시더라고요. 전혀 창피해 하지 않고 '오버 액션 해주세요' 그러면 더 오버해주셨어요. 수진 역할 같은 경우에는 코어 근육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 걸음걸이를 구사하는 배우를 원했어요. 그래서 문정은 더 과장되게, 그리고 수진 같은 경우에는 제가 몸짓이 흐느적거리기 때문에 직접 보여주면서 디렉팅 했던 것 같아요.
Baby Blue, 아가증후군
 관객2   <베이비블루> 다큐멘터리 초반에 베이비블루에 걸렸다는 말이 나왔는데, 제목의 의미와 제목을 초반에 정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이나현   아까 정인혁 감독님이 말씀하셨을 때 부러웠던 부분이 저는 제목을 진짜 죽어도 못 지어요. 영화 촬영이 끝나고 편집을 다 해도 제목을 못 지어서, 시나리오 쓸 때도 항상 '가제' 이렇게 쓰거든요. 저희 친언니도 영화 작업을 하는데, 어느 날 언니가 킹 크룰의 'Baby Blue' 라는 노래를 추천해주었어요. 영화 제목과 같은 뜻은 아닌데 그 당시에 코로나블루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마음이 어려서 우울하고 슬픈 마음을 담아 제목을 지었어요. 영화에서 친구들이 '나 어른인데?' 라고 답하잖아요. 저는 당연히 '나도 애라고 생각해. 나도 완전 철이 없어.' 이렇게 대답할 줄 알았는데 서운하더라고요. 원래는 친구들끼리 아가증후군이라고 불렀는데 좀 이상한 것 같아서 베이비블루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나현아, 나도 무서워
 관객3   <베이비블루>에서 필름다빈 대표님 인터뷰하실 때 보니까 뒤 스크린에 <내마내모>가 나온 것 같은데요. 혹시 언니분의 영화가 맞는지가 궁금했고요. 그리고 저도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고민인 질문이라서 영화를 보면서 되게 울컥했었는데, 혹시 인터뷰이를 선정하실 때 기준이 있으셨는지, 혹시 삭제된 인터뷰가 있었는지 그리고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나현   <내마내모>를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제 영화는 아니지만 언니의 졸업 작품이거든요. 촬영할 때 뒤에 뭐가 나오면 좋겠는데 저작권 때문에 아무 영상이나 틀수는 없어서 허락 받지 말고 그냥 틀자 해서 틀고 나중에 얘기해줬어요. 언니가 그 영화를 찍고 영화제에 가고 하면서 영화를 포기하지 않고 졸업 후에도 계속 했던 것 같거든요. 저도 비슷하게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찍었어요. 그런데 상영의 기회들이 생겨서 감동이고 좋은 분들 만나는 것도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이는 저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주로 선정했어요. 나이대별로 선정한 것도 맞는데 일단 저와 가깝고 제가 어리광 피우는 것을 자주 지켜본 사람들, 제가 거리낌 없이 대할 수 있는 분들을 섭외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선생님, 친구들, 할머니 그리고 언니까지 섭외하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제가 어릴 때 아프셨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가 저를 많이 돌봐줬거든요. 그래서 더욱 편하게 인터뷰이로 정했던 것 같아요.
사실 영화에서 삭제된 부분이 많아요. 제가 당시에 청소년 수련관에서 댄스 동아리 중학생들을 지도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 친구들이 저한테 "쌤 너무 귀여워요." 하면 제가 반응하는 장면이 있는데 못 넣었어요. 그게 너무 아쉬웠고, 더 아쉬운 부분은 교수님을 영화에 정말 넣고 싶었어요. 제가 줌으로 교수님께 영화 제작 과정을 보고 드렸는데, 어느 날 면담 끝나고 갑자기 저한테 '나현아 근데 나도 무서워.' 이러시는 거예요. '자식도 다 컸고, 교수도 하고 있고, 이제 할아버지가 된 나이지만 그래도 내가 책임지고 사는 게 아직도 너무 무서워.' 이렇게 말씀하시고 면담이 끝났거든요. 그걸 듣고 뭔가 좀 찡한 게 있었어요. 진심으로 저한테 해주신 말씀이니까 영화에 넣고 싶었는데, 완강하게 넣지 말라고 하셔서 못 넣었습니다.
함께 위로하며 함께 가다
 관객4   강진아 배우님께 영화 비하인드 관련해서 질문 드립니다. 영화에서 부산으로 차를 운전해서 가시잖아요. 촬영 외에는 누가 운전하고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강진아   촬영할 때는 제가 했고, 함께한 조민상 배우나 운전할 수 있는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부산까지 갔어요.
 관객5   이어서 강진아 배우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작품에서 연극이 주제가 되고 배우 역할을 하셨는데, 보다 보니 현재 한국 영화계의 불안감이 표현이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봤어요. 극 중에서도 위로 해주는 역할이었는데, 현실에서 강진아 배우님을 위로 해준 분이라든지 관련된 추억이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강진아   함께한 지영이가 배우기도 하지만 극을 쓰고 연출도 하거든요. 저도 오랜만에 연극을 함께 준비하다가 코로나 시기에 인원 제한 때문에 연극이 엎어졌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러한 부분도 이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마스크를 벗고 다니지만 이 영화를 보면 저 때가 또 과거가 되었구나하면서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저 당시의 고민들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를 했던 순간들이 굉장히 위로가 되어요. 결국 제가 하는 일에서 힘을 주는 존재는 정말 가까운 배우 친구, 동료들이에요. 요즘 동료들끼리 만나면 영화계의 위기에 대해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투 잡, 쓰리 잡에 다시 뛰어들어야 된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어요. 근데 그럼에도 아마 포기는 안 하고 계속 붙들고 갈 거라는 희망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그리고 지금까지 보고 왔던 그 꿈, 그것들을 보고 바보처럼 계속 가지 않을까요?
 관객6   저희가 보는 시점은 23년도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야기를 하셔서 그 때 생각이 나는데요. 영화관에 가면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경우도 많았고, 그 와중에도 오히려 더 열심히 영화를 보러 다녔거든요. 그런 과정을 거친 저희한테 위로와 힘을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나현 감독님보다 제가 연배가 훨씬 더 많을 텐데 저는 아직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제가 아마 눈 감는 날까지도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이게 자랑은 아닌데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땀 한땀 빚어낸 분홍과 초록
 조현나   정인혁 감독님,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는 미술에 신경을 많이 쓰셨을 것 같아요. 키 컬러 설정부터 해서 CG 작업까지 어떻게 작업하셨는지 얘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인혁   정말 너무 힘든 시간들이었어요. 촬영 기간뿐만 아니라 후반 작업 기간에 해야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이거 후반에 입히면 되겠지 하고 촬영 했는데 후에 정말 나는 바보다 라고 외치고 싶었어요. 일단 영화 촬영 과정에서는 이 영화를 다 분홍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랑이라는 게 보통 분홍색으로 표현이 되잖아요.
주인공이 사랑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대비되는 색이 외계인의 초록색인데 보통은 침입자의 이미지로 부정적으로 사용되잖아요. 그런데 그런 초록색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사용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분홍과 초록, 반대되는 색으로 대결 구도를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예산이든 상황이든 제한이 있다 보니 분홍색으로 떡칠을 하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어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배우의 머리를 초록색으로 했었어야 되는데 이 과정이 쉽지가 않았어요. 탈색을 하고 염색을 해서 배우의 머리가 완전히 초록이 된 후에 촬영을 할 수 있겠다 하는데 또 코로나 락다운이 제일 심할 때라 마지막 로케이션 하나가 안 구해져서 중단되어서 시나리오를 바꿨어요. 또 다시 촬영을 들어가는데 한 달이 지나서 배우의 머리는 다시 검은색으로 자라 있고요. 다시 탈색을 하고 초록색을 입히는 머리가 녹아내릴 것 같은 과정이 반복 되어서 제가 '머리를 박겠습니다' 하고 부탁드렸었어요. 또 문정의 테두리가 초록색으로 빛나요. VFX 해주는 친구가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작업을 해줬어요. 처음에는 '친구니까 해줄게. 내가 뭐 하러 돈을 받냐.' 했었는데, 보고 나서 '인혁아 내가 이건 돈을 받아야겠다.' 하더라고요. 제가 깐깐해서 피드백 해주고 컷 당 금액을 주고 이렇게 하면서 계속 주고받으면서 반년 동안 했던 것 같습니다. 모든 후반 작업이 총 1년은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미술을 생각하면 아직도 땀이 나지만 완성했다는 게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조현나   저는 배우님 머리가 당연히 가발이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탈색을 계속하셨다는 게 엄청난 공이 들어갔던 것 같네요. VFX도 사실은 거의 팀이 붙어서 해야 하는 작업이었을 텐데 돈은 물론 밥도 많이 사드렸어야 했을 것 같네요.
진짜 어른?
 조현나   나현 감독님, '내가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아'라는 게 이 영화에서의 중요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짜 어른이라는 게 뭐지? 진정한 어른이 뭐지?'라는 질문도 중요했을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니까 정리가 된 부분도 있으세요?
 이나현   제가 좀 많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성격이어서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촬영을 할 때는 '자기가 뱉는 말과 하는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 했었는데 요즘에는 또 '중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요. 
제가 생각하는 어른의 기준도 계속 바뀌고 또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진다고 다 어른이 아닐 수도 있는 게 간사하게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행동과 말만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요. 제가 생각이 많다 보니까 어른이라는 정의를 세우고 무너뜨리고 세우고 무너뜨리고 이런 과정 속에 아직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어른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것이 딱히 의미가 크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어른 같은 부분이 있고 아이 같은 부분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잘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같이 가봐요
 이나현   사실 촬영할 때 제가 극도로 불안했던 이유가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요즘에 사람들이 영화를 안 보잖아요. 그래서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 하는 고민이 있었고 지금도 사실 그것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거든요. 벌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투잡, 쓰리잡을 하기에는 그것 때문에 힘들어서 사실 영화를 못 찍잖아요.
 강진아   맞아요.
 이나현   그래서 먹고 살 수 있는 돈은 어디서 나오고 그냥 나는 영화만 찍고 싶다고 생각을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고 생활비는 벌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아직도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배우님이 오늘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저도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강진아   우리 같이 가봐요.
 이나현   좋아요. 이런 자리가 정말 좋은 게 영화 하는 분들을 만나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거든요. 제 작품의 의도도 사실 그런 위로였어요. 졸업 영화였으니까 먼저 저희 학교 학생들한테 보여주는 거였는데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시험 망쳤을 때 '야 나 시험 망했어.' 하면 '괜찮아.' 보다 '야 나도!' 하는 것이 더 위로 되잖아요. 여기 저기 작품 상영회를 하다 보니 선배 분들, 영화를 오래 해온 분들을 통해서 그런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그분들은 '나도 아직도 그렇게 살아'라고 하시지만 제 눈엔 그분들이 되게 멋져 보이거든요. 오늘도 제가 위로를 많이 받는 것 같아가지고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조현나   저는 마지막에 할머님이 해주신 말씀이 되게 위로가 됐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닥치면 다 하게 돼.' 이런 뉘앙스로 얘기를 해 주신 게 힘이 많이 되어서 관객분들도 그러시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연기를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
 조현나   <부산에 가면> 두 배우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잠시 전 관객분이 주신 질문과 이어지는 내용일 것 같아요. 영화에서처럼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그걸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잖아요. 두 분은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배우라는 일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강진아   제가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 선생님과 여러 대화를 나눴는데 연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갯벌에 깊이 빠져 있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이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 같다고 하셨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 인생이 끝났다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까지 제가 직접 걸어 들어왔으니까요. 예전에는 힘들어도 열정이 그것을 넘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체력적인 것부터 힘들구나라고 느껴지는 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연기하는 순간은 참 재밌어요. 그런데 그것을 제외한 이 일을 하기 위해 보내는 시간들이 때로는 괴롭더라고요. 그래서 상담도 받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기대기도 하고, 또 친구의 이야기가 힘이 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주고받으면서 오늘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내일은 알 수 없지만 하루씩 약 먹듯이 희망을 먹고 때로는 좌절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왜냐면 저는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현재까지는 계속 이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박지영   올해 연기자로서 작업을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그 대신 예술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른 일들을 많이 하면서 살았어요. 저는 저의 선택에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라면 어떤 일을 하든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것을 포기한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얘기해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도 대단한 거니까요. '내가 그분들의 에너지, 마음까지 받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걸 이어가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에너지를 얻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함께 우주로
 관객7   정인혁 감독님한테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수진이가 호연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상태로 영화가 시작되잖아요.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작업하실 때 상세하게 설정한 캐릭터별 전사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정인혁   정확하게 설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어느 이야기의 중간부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캐릭터들의 전사를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갔어요. 호연이라는 친구는 인싸 중에 인싸 느낌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위선적인 면을 갖고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극 속의 인물들이 모두 수진을 강박적으로 챙겨주려고 하는데, 그게 다 호연이가 헤어졌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불쌍하니 도와줘라 이런 식으로 해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호연이는 남의 자존감을 먹어서 본인의 자존감을 챙기는 그런 사람이라고 설정을 했어요. 그래서 수진이가 탈탈 털렸고 심지어 외적인 것까지 모두 바닥을 찍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한다고 생각을 했고요. 문정이는 아까 설명했듯이 외계인이고 나태한 우주 경찰이고 UFO가 지구에 올 것을 예측하고 잠복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정했어요. 상처를 입은 사람만이 진짜 가슴이 단단한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 비유적인 세계관을 이렇게 짜갔던 것 같습니다.
 조현나   저는 캐릭터들의 전사만큼이나 이 둘의 다음 이야기도 궁금했는데 생각해 보신 게 있으세요?
 정인혁   자세하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둘이 우주로 가지 않았을까? 배트맨과 로빈 같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진아   좋겠다. 부럽네요.
 조현나   오늘 좋은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진아 배우님부터 관객 분들께 인사해 주실까요?
 강진아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터널 같은 코로나 시기를 함께 어렵게 지내왔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터널 안을 천천히 지나고 있을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서 만드셨어요. 그런 부분에서 오늘 세 영화가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 혹은 상대에 대한 사랑, 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영화들 같았거든요. 오늘 좋은 관람이셨기를 바라고, 또 이렇게 자리 꽉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지영   저희 영화가 제천영화제에 가긴 했지만 그곳에서는 GV를 못해서 오늘 배우들의 첫 GV예요.
 강진아   그래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박지영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좋은 작품들과 함께 상영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고, 아까 기자님이 말씀해주셨던 비 오는 날의 추억 그게 오늘이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나현   사실 이 영화를 처음 찍을 때, 저의 전 작품이 처참했다고 생각해서 정말 부정적이었거든요. 어차피 찍어도 상영의 기회도 없을 거고 나도 그냥 외장하드 쳐박아두고 안 볼 것 같은 마음이었어요. 그러면 나라도 1년에 한 번 정도 보면서 그냥 '이때 이랬었지' 하는, 나라도 보는 영화를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또 할머니 나오는 부분을 좋아해주시고, 저희 할머니의 노래도 들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정인혁   저는 사실 지금 군 복무 중이에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지통실 신고하고 옷 갈아입고 바로 온 거거든요. 이렇게 군에서도 상영 소식들이 들리는 게 정말 감사하면서도 제가 그걸 다 못 간다는 게 항상 서러웠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휴가에 맞춰서 올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았고 영광스러웠습니다.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현나   단편영화 개봉극장은 홀수 달마다 진행을 합니다. 이번 11월 상영이 올해의 마지막이에요. 그래서 더 뜻깊은 날이었던 것 같고요. 저 역시 오늘이 또 다른 제가 비 오는 날 극장에 갈 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좋은 말씀과 좋은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자리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록보기